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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육아의 원형을 찾아서 - 아마존 예콰나족에게서 ‘인간 본성을 존중하는 육아법’을 배운다
진 리들로프 지음, 강미경 옮김 / 양철북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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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해당 출판사에서 발송한 신간 도서를 소개하는 메일을 보고 바로 주문해서 읽게 된 책이다.  신보를 접하게 되더라도 이래저래 살펴보고 어떤 내용인지 알아보고 책을 주문하는 편인데 이 책은 표지만 보고 곧장 주문했다.  '잃어버린 육아의 원형'이라....  과연 그것은 무엇일까?  이제 막 육아를 시작하게 된 내게 '육아의 원형'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몹시 궁금하게 했다.   

  나는 이 책이 이제 곧 쓰여진 책으로만 알았는데 국외에서는 1980년대 출간된 책으로 꽤 오래된 책이었다.  왜 이런 책이 국내에서는 인제야 첫 출간이 된 것인지 궁금하다.  이 책은 아마존 예콰나족의 육아 방식을 담고 있다.  이를통해 '인류가 지향해야 할 육아법을 되찾자'고 하고 있다.  요컨대,  그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 본성을 존중하는 육아법'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는 육아를 하면서 흔히들 '손이 타지 않게 기르기'를 원한다.  왜냐면 손이 탄 아이는 계속 안아달라고 하고 눕혀서 재울 수가 없으며 부모에게 껌딱지처럼 매달려서 성가시게 할 뿐만 아니라 아이를 돌보기에 체력 소모가 많이 되며 응석받이로 자랄 수도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우리의 그런 생각이 인간 본성을 무시하는 육아법이라고 감히 말한다.  아기를 안아 재우다가도 잠이 들었다 싶으면 얼른 내려놓고 조금 칭얼대더라도 기저귀가 젖지 않았고 배불리 젖을 먹은 다음이라면 짐짓 모른 체 하고 아기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달려갈 수 있게 아기가 잠든 방문을 열어놓고 일을 한다.  그런데 이 책은 이렇게 아기를 내려놓으려 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예콰나족의 경우는 아기를 항상 안고 다닌다고 한다.  말 그대로 항상.  오로지 부모 곁에서 떨어질 수 있을 때는 배변때이다.  그리고 아기를 안고 일을 하고 비바람을 맞고 일상생활을 한단다.  이렇게 자란 아기는 우리네 아기처럼 뻗대지도 않으며 악을 쓰고 울지도 하고 그들의 몸은 항상 부드럽고 부모가 어떠한 자세로 안더라도 균형을 잘 잡고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라서도 우리가 걱정하는 응석받이가 되기보다는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존재로 자라고 있다고 증언한다.  더불어 포유동물 중 그중에서도 유인원의 경우 우리처럼 아기를 내려놓으려 고민하는 동물은 없다는 사실도 짚어준다.  그들은 어디를 가던 새끼를 달고 다니며 어미와 부모의 품을 그리워하는 것은 당연하며 그것을 존중해주는 것이 인간의 본성을 최소한 지켜가는 육아법이라고 말한다.  동물들이 지켜가고 있는 종의 연속성을 인간들은 무시하며 아기를 기르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논지다.  그러나 나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이야기를 할 때면 반드시 생활환경에 대해 이야기하게 된다.  진부한 반론이지만 어쩔 수 없다.  우리는 예콰나족처럼 밀림에서 살지 않는다.  또한 아기를 항시 데리고 일하러 갈 수도 없다.  그러나 그들 사이에서는 아기를 항시 안고 다니는 엄마를 나무라지 않으며 눈치 주지 않는다.  물론 그들은 자급자족하고 살아가기에 임금을 받고 노동을 하는 형태의 생활 모습은 드물다.  (짐작건대, 그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기에 아주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들처럼 아기를 기를 수 없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인간의 본성을 무시하고 무자비하게 사육(?)하고 있다는 말인가?  또한 인간의 육아와 동물의 새끼 돌보기를 서로 비교하는 것이 과연 옳을까?  인간은 분명 동물과는 다르다.  사고할 수 있으며 말할 수 있다.  이렇게 큰 차이점이 있음에도 비슷하게 생긴 생명체라는 이유만으로 유별나게(?) 양육하는 오늘날의 인간의 육아법이 그르다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저자의 발견과 논지는 타당할 수도 있다.  그리고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나는 반문하고 싶다.  이런 육아법을 소개하며 '자연으로의 회귀, 본연의 육아법을 지킴으로 인간 본성을 존중하자' 고 한다면 문명이 발전함에 따라 시대의 흐름에 맞게 적응해나가는 인간의 습성은, 본성이 아니고 무엇이라 말인지?  우리 인류는 살아오며 도구를 사용하기도 하고 옷을 지어 입기도 하고 점차 발전(저자로서는 본성을 그르치는 일일지 모르지만)하며 살아가고 있다.  저자의 말대로라면 옷을 입는 것은 인간 본성에 위배되는 일 아닐까?  우리와 같은 유인원을 보아도 옷을 입는 종들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부싯돌이 아닌 라이터와 성냥을 사용하는 것 또한 인간의 본성을 위배하는 일이 될까?  어쩌면 내가 억지를 부리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저자는 나와 같이 까칠하고 머리 나쁜 독자를 위해서 현시대에서 인간의 본성을 존중하는 육아법을 제시했어야 옳다.  아무리 아름답고 보기 좋은 그림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걸어둘 빈 벽이 없다면 그것을 삶에서 늘 들여다볼 수 없는 것이다. 

  나는 저자가 아마존의 예콰나족이 주는 원시의 느낌, 자연친화적 환경, 여행 중에 만난 삶의 또 다른 모습(저자는 여행 중에 아마존으로 가는 두 청년을 우연히 만나게 되고 그들과 갑자기 밀림으로 가게 되고 예콰나족을 만나게 된다)에 감동했으리라고 본다.  그것은 책의 앞장에도 잘 펼쳐져 있다.  그곳에 다다랐을 때의 느낌을 아주 인상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물론 저자는 나를 완전히 설득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에 주목하고 그것을 제대로 구현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밀림의 한 민족의 모습을 보여준 것은 상당히 가치로운 일이다.  그것은 이미 그것 자체로 몹시도 신성한 일이어서 누군가가 감히 옳다, 그르다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도리어 현시대의 유행과 시대의 주된 흐름이 되는 사상을 아무런 의식 없이 바라보며 답습하기보다 문제점을 찾고 그것을 만족케 하는 대상이나 행위를 찾아내는 것은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사실에 비견할만하다.  또한 현시대에 곳곳에 급파되는 무조건적인 서양 문화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진정 인간을 위한 육아법에 대해 고민한 흔적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전체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있기는 했지만 '우리의 아이들을 어떻게 길러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고민해 보게 했고 지구의 작은 마을 예콰나족의 육아법을 내게 보여주었기에 충분히 흥미로웠다.  그러나 이들의 삶의 모습, 육아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몇 장의 사진들도 함께 수록되어(저자가 사진을 찍은 일이 있었다면, 문명이 들어가지 않는 곳에 그들에게 렌즈를 들이대는 일이 실례가 아니었다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어떤가?  우리가 아이들을 기르고 있는 일반적인 방식, 사회적 통념.  이것들이 반드시 옳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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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론드 세트 - 전3권
조이스 캐럴 오츠 지음, 강성희.송기철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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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오랜만에 읽은 소설이다.  근래 다른 장르의 책들을 읽어서 그랬던 건지, (태어난지 한 달 반 정도 된 딸 보느라 그랬던 건지) 몰입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조이스 캐럴 오츠의 '마릴린 먼로' 일대기를 소설화한 작품이라는 것 때문이었다.  저자 조이스 캐럴 오츠는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작가이다.  그녀의 작품은 처음인데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였고 무엇보다 섹시 심볼의 마릴린 먼로가 어떤 배우였는지 호기심을 느꼈다.  그렇다고 그녀의 팬이라거나 그녀의 영화를 본 일이 있다거나 한 것은 아니다.  단지 그녀가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세계적인 여배우라는 사실에 그녀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었고 그래서 이 책을 선택했다.   

  도입부분은 정말 읽기가 힘들었다.  "죽음은 암갈색으로 사그라지는 빛 속에서 대로를 따라 돌진하여 등장했다.  죽음은 묵직하고 투박한 배달 자전거를 타고 어린애들의 만화 속에서인 양 날아와 등장했다.  결코 틀림없는 죽음이 등장했다. 흔들림 없는 죽음. 다급한 죽음. 맹렬히 페달을 밟는 죽음. '특급 우편, 취급 주의' 라고 표시된 소포를 안장 뒤 철제 바구니에 실어 나르는 죽음.(15쪽)"  이 책의 첫 부분이다.  취향의 문제인지 집중력의 문제인지 참 어려웠다.  개인적으로는 본연의 의미를 헷갈리게 할 정도로 너무 많은 은유와 비유가 섞인 문장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처음부터 집중력을 잃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작가의 문체가 그러해서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끝까지 처음과 같은 느낌을 간직한 채 끝까지 읽어야 했다.    

  이 작품은 마릴린 먼로의 삶을 소재로 한 소설인데, 세상이 그녀를 모르던 시절 그녀가 '노마 진 베이커'였을때부터 시작한다.  화려해 보이는 세계적인 배우 마릴린 먼로가 그토록 힘든 삶을 살았을 줄은 정말 몰랐다.  측은하고 안타까웠다.  그토록 사랑받기를 갈구했지만 그녀는 사생아였고 정신병에 걸린 어머니로부터도 그녀가 원하는 방식의 사랑을 받지 못했으며 인연이 되는 남자들 역시 진정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고아원과 수양 가정에서 생활했고, 이른 결혼과 이혼 그리고 비운의 죽음까지.  참 파란만장한 인생이었다.  이러한 묘사들은 사건 중심이 아니라 내면의 고백을 중심으로 그려져 있다.  마릴린 먼로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마릴린 먼로라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모습이 있을 것이다.  지하철 환풍구에서 바람에 치켜 올라간 치마를 덮어 누르는 관능미의 포즈를 모두 기억할 것이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난 여기에 갇혀 있어요. 얼굴이 있는 이 금발의 마네킹 속에 갇혀 있어요. 난 그 얼굴을 통해서만 숨을 쉴 수 있죠! 그 코로만, 그 입으로만!” (3권 p.249)  그녀는 그랬다.  모두가 보여지는 그녀를 기억하고 있을 뿐 진정 그녀는 그녀의 껍질에 갇혀 있었다.  책을 읽고 시를 쓰고 일기를 쓰던 마릴린 먼로는 아무도 관심없었다.  마릴린 먼로가 아닌 노마 진 베이커의 삶은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군중속의 외로움이 딱 어울릴 듯한 삶이었다.  먼로의 삶을 보며 나는 우리들의 대중스타 역시 비슷한 삶을 살고 있으리라 생각을 하니 화려해 보이는 그들이 안스럽기도 했다.  진짜를 잃은 그들의 삶 역시 마릴린 먼로가 느꼈던 고민과 번뇌와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이 소설은 대개 전기소설들이 그러하듯 주인공을 과장하거나 우러러보게 만들지 않는다.  그대신 그녀의 참모습에 함께 눈물짓게 만들며 세상이 잃어버린 노마진 베이커의 모습을 환생시켰다.  그녀를 통해 우리는 세상이 얼마나 가혹한지, 절망을 딛고 일어서기가 얼마나 힘겨운지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안에 빛나는 한 줄기 희망과 용기는 이 모든 것을 언제나 반드시 이기고 만다는 것을 확인했다.   

  내년이 마릴린 먼로가 사망한지 50주년이 된다고 한다.  내가 태어나기 전 이미 죽은 이 배우의 이름만으로도 세상이 여전히 그녀를 기억하듯 그녀의 참모습을 소개하는 기념비적 작품이 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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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태아를 위한 비전 기도문 - 호주머니 쏘옥~ 핸드북 시리즈 5 호주머니에 쏘옥~ 핸드북 시리즈
김경화 지음 / 크리스천리더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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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뱃속에 첫 아기가 생겼다.  어쩜 그리도 신기하고 설레던지.  그때를 회상해보니 참 새롭다.  우리 아기는 늘 기도와 함께했던 것 같다.  임신을 준비할때부터 그리고 임신 사실을 확인하고 출산까지 내내.  그리고 탄생부터 지금까지.  태교동화 읽기를 거르는 날이 있어도 기도만큼은 거르지 않았다.  매일 밤 잠들기 전, 남편과 손을 잡고 기도 했다.  태중의 아기에게 복 주시사 강건하게 하시고 모든 것을 주님 주관하여 주시기를.   

  그런데 출산을 앞두게 되니 정말 더욱 간절하게 기도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 아기를 만날 때가 다가오면서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했다.  그럴수록 더욱 간절히 기도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다른 책들을 주문하면서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고 임신 막달에는 매일 아침 이 책의 기도문을 한 편씩 같은 마음으로 읽으며 기도했다.  이 책은 내게 침상에서의 기도보다 좀 더 시간을 내어놓고 그분과 대화하는 시간을 사모하게 했던 것 같다.  매일 아침 QT를 하던 학창시절의 내 모습이 그리워졌으니 말이다.  남편을 출근시키고 늘 곧바로 다시 잠들던 그전 날들과는 달리 조용한 아침 시간에 성경책과 이 책과 기도제목을 적은 쪽지를 두고 맞는 아침은 더욱 기도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물론 이런 책이 없어도 얼마든지 기도할 수 있다.  내 마음의 소리를 들으시고 내가 구하는 것을 이미 예비하시는 주님이시기에 이런 기도문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기도문은 세심하게 기도의 길라잡이가 되어주었다. 태아의 건강을 위해, 태아의 영성을 위해, 준비된 부모가 되기 위해 그 밖에 놓칠 수 있는 소소한 부분까지 기도할 수 있도록 짚어주고 있다.  이 책은 30일간의 기도로 구성되어 있고 기도에 힘이 되는 이야기, 주간 기도 체크 달력이 실려 있다.  정말 신기하게도 이 책은 내 출산이 다가오기 한 달 전 즈음에 알게 되어 하루하루 매일의 기도에 도움이 되었다. 

  믿지 않는 이들은 모두 우연일 뿐이라고 하지만 참 신기하게도 모든 기도가 응답되고 있다.  물론 그 기도들이 모두 내가 구하는 대로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확신한다.  내가 알 수도 없고 볼 수도 없는 것들을 밝히 아시고 내 앞길을 예비하시는 그분께서는 내가 구하는 것 이상을 베푸시고 늘 내게 선한 것을 주신다는 것을 말이다.  

  우리 아기는 그렇게 기도의 열쇠가 되어 태어난 지금도 매일 기도의 끈을 이어가게 하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아기를 위해 축복하는 기도를 해주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또한 그 기도들을 통해 내 아이를 더욱 아끼고 사랑하게 하시고 인내하게 하시며 우리 아이의 존재를 처음 확인했던 순간과 가슴에 안던 순간을 늘 떠올리게 한다.  종교를 떠나 자녀를 위해 축복 기도를 하고 부모의 지혜를 구하는 삶이란 참으로 아름다운 것 같다.  '자식은 여호와의 주신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시 127:3)'라고 하셨다.  주님 주신 이 기업을 기도로 세우는 부모 되기를, 지금처럼 이 아이를 늘 기도로 양육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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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몸놀이 120가지 - 태어나서 12개월까지 하는
리젤 폴린스키 지음, 박정미 옮김, 박희대 감수 / 이지앤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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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출산준비를 하면서 사 둔 책이다.  '우리 아기가 태어나면 이 놀이를 죄다 해볼 거야' 하고 말이다.  드디어 이 책을 펼쳤다.   

  우리 아기는 오늘로 생후 32일째다.  지금 할 수 있는 거라곤 먹기, 자기, 싸기, 울기, 칭얼대기, 방귀 뀌기, 용쓰기, 팔*다리 버둥거리기, 완성도 50%의 목 가누기 정도다.  이제서야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아기와 할 수 있는 120가지의 몸놀이와 이러한 몸놀이가 아이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신체를 움직이고 인식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기 때 받는 운동 자극이 신체적, 정신적 발달을 좌우한단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몸놀이는 태어나서 3개월까지 하는 몸놀이 29가지, 4개월에서 6개월 사이에 하는 몸놀이 21가지, 7개월에서 9개월 사이에 하는 몸놀이 26가지, 10개월에서 12개월 사이에 하는 몸놀이 44가지다.  우리 아기의 월령이 월령이니만큼 나는 '태어나서 3개월까지 하는 몸놀이'를 유심히 봤다.  이 시기는 스스로 신체를 움직이며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보다는 부모가 반드시 함께 해주어야 하는 놀이가 소개되어 있다.  물론 생후 12개월의 아기의 놀이 역시 크게 다르지 않지만 신생아기에는 유독 더 그러했다.  신생아기 몸놀이 중에서 가장 유용했던 것은 바로 다양한 '안기'다.  내가 우리 아기를 안는 방법은 두 가지였다.  늬어서 안기, 세워서 안기.  그런데 이 책에서는 다양한 안기를 통해 아기의 시선이 다양한 각도로 볼 수 있도록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옆으로 눕혀 안기, 어깨에 걸쳐 안기, 엄마의 배 앞쪽에 안기, 배를 밑으로 가게 안기, 아기의 등을 밑으로 가게 안기, 옆으로 눕힌 채 안기가 소개되어 있다.  배를 빝으로 가게 안기나 옆으로 안기를 시도하면 울지 않을까 했는데 예상외로 그렇지 않았다.  도리어 좀 더 즐기는 듯한 느낌까지 들었다.  이제 저도 좀 컸다고 늬어서 안기는 그새 싫증이 나서 요즘 내내 세워서 안아달라고 난리다.  그런 우리 아기에게 다양한 안기는 굉장히 신선할 것 같고 나 역시 덜 따분했다.  앞으로는 이런 여러 가지 안기를 다양하게 시도해야 겠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아기를 완전히 벗긴 채 몸놀이를 하면 아기 피부에 촉각발달은 물론 부모와의 스킨십에도 더 좋다고 말하나 완전히 벗긴 채 시도하지는 못했다.  왜냐면 우리 아기는 옷을 벗기는 것을 정말 싫어한다.  특히, 목욕을 할 때 물에 있는 것은 즐기나 물 밖에서 옷을 입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나 평소에 옷을 갈아 입힐 때 옷을 벗긴 채 있는 잠시를 괴로워 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 권장하는 것처럼 옷을 벗긴 채 해 볼 수는 없었고 그것은 당분간 마찬가지일 것 같다.   

  여기 소개된 놀이들은 월령이 많아져도 누적적으로 할 수 있는 놀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비슷한 몸놀이를 수준차를 두어 자극을 조금 더 가미해 비슷하지만 조금 더 발전한 형태의 놀이들도 제법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 아기가 생후 1개월이라 할 수 있는 놀이들은 그 수가 적다.  한 달 한 달 커가면서 이러한 몸놀이들을 함께 할 수 있다면 참 즐거울 것 같다.  그런데 보다 보니 '이런 몸놀이를 아기가 울지 않고 할 수 있으려나?' 하는 놀이들도 몇 가지 있었다.  어서 우리 아기가 자라면 나도 한 번 시도해 보고 싶다.     

  이 책에 소개된 몸놀이의 동작은 사진이 있어 설명만으로 이해하기 힘든 놀이들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방법은 물론 해당 몸놀이의 의미, 유의점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 어떤 점에 유념하며 동작을 해보는 것이 좋은지 상세히 안내되어 있어 아기방에 두고 아기가 깨어 놀고 싶어할 때 하루 한 두 가지씩 해보면 참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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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위스퍼 - 행복한 엄마들의 아기 존중 육아법 베이비 위스퍼 1
트레이시 호그, 멜리다 블로우 지음, 노혜숙 옮김, 김수연 감수 / 세종(세종서적)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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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명성이 자자한 책이다.  <베이비 위스퍼>  임신 전부터 읽겠노라 사두고서 이제서야 읽게 됐다.  땅을 치며 후회한다.  왜 그런지는 좀 있다 설명하겠다.  이 책은 참 감동적이기도 했고 참 억지스럽기도 했다.  이런 극명한 기분을 동시에 안겨준 책이 있었나 모르겠다.   

  감동적이었다고 하는 이유는, 비록 갓난아기지만 성인을 대하듯 인격적으로 존중해주라는 메세지가 너무 와 닿았기 때문이다.  '인격적', '존중'.  참 말은 너무나 쉽다.  그러나 사실 완벽하게 그리 하기란 쉽지 않다.  아기에게 집에 오자마자 이 방, 저 방을 돌아다니며 박물관의 큐레이터처럼 소개해주고, 심지어 기저귀를 갈 때에도 아기에게 설명해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나 역시 잠든 아이의 바지를 함부로 내리고 새 기저귀를 준비할 때까지 다리를 벌리게 한 채 두고 차가운 물티슈로 그냥 닦았다.  그런데 이 책에서 말하는 대로라면 "지금 네 기저귀를 한 번 볼 거야", "바지를 내릴 거야", "물티슈로 닦아줄거야.  좀 차가울지도 몰라" 아기가 칭얼댈 때에는 "그래, 빨리해주기를 원하는구나.  곧 끝나" 하고 일일이 그 과정을 친절하게 설명해주라는 거다.  미친 짓 아니냐고?  아기가 뭘 알아듣는다고 이토록 중얼대야 하냐고?  임신했을 때는 그토록 상냥하게 동화를 읽어주더니 말이다.  물론 아기가 알아듣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식의 대화는 성인으로 하여금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아기를 대하는 태도를 다듬어 줄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설사 아기가 성인의 언어는 알아듣지 못한다 할지라도 억양과 늬앙스는 분명 느낄 것이고, 그와 함께 전해지는 자신을 대하는 분위기는 아마 알 것이다.  어른은 자신의 신생아기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단지 그 시절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 시절을 식물인간처럼 보내는 것은 아닐테다.  나는 곧장 그렇게 하기로 했다.  무례하지 않게 하나하나 설명해 주기로.  나 역시 기저귀를 갈 때 그리 해보았다.  거짓말 같겠지만 아기는 차가운 물티슈에도 덜 놀라고 확실히 덜 칭얼대는 것 같았다.  나는 앞으로도 꾸준히 이렇게 하련다.  부모의 따뜻한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해가 될 리 없을 것이고 아이의 언어발달을 위해서 나중에 동화 테이프를 재생해 주려 애쓰는 것보다는 좀 더 자연스럽고 쉬운 접근이 아닐까?  다시말해, 잃을 것이 없다는 거다.  도리어 엄마는 아기에게 상냥하고 친절한 말을 건네며 더욱 아기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이번에는 억지스럽다고 했던 부분을 이야기해 보려 한다.  억지스럽다는 것은 그 내용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와는 다른 문화를 마치 그것이 진리이고 그것이 최선인 양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생아의 수면교육을 바로 잡는 부분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었다.  실제 부모들의 실례를 들어가며.  이 부분은 내가 관심 갖고 있는 부분이라 그런지 유독 기억에 남는다.  신생아에게 수면교육을 시킨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물론 바른 식습관, 수면습관, 위생습관 등 기본생활 습관은 가급적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엄마 품에 잠들고 싶어서 칭얼대는 아이를 그 아이의 침대(잠자리)로 데리고 가서 "잠은 이곳에서 자는 거야. ('엄마는 항상 네가 필요할 때 네게 올거야' 라는 말을 덧붙인다 하더라도)" 하고 내려놓는 것은 어찌 보면 사랑과 온정과 보듬어 줄 부모에게 좌절을 경험하는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그래도 아기가 울면 다시 안아 달래고 울음을 그치면 다시 내려놓고, 또 울면 다시 달래고, 또다시 내려놓고....  이렇게 수백 번을 하면 언젠가는 부모 품이 아닌 자신의 침대(잠자리)에서 잠든다는 것이었다.  물론 자야할 곳, 먹어야 할 곳, 놀아야 할 곳을 의식적으로 구분해주는 것은 필요하지만 이 과정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나는 좀 더 편한 육아를 위해서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부모가 요렁껏 육아를 편하게 하는 것은 얌체 짓도 아니고 못할 짓도 아니다.  그러나 이제 세상에 나온 지 겨우 몇 주 밖에 안된 아기에게 이렇게 훈련하듯 반복한다는 것이 바람직할까?  이 부분은 영국과 우리나라의 문화의 차이가 아닌가 싶다.  영국 뿐 아니라 서양에서는 아이가 2, 3살만 되어도 그들의 방에 부모와 따로 재운다.  우리처럼 곁에 두고 자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들은 반드시 이런 방식의 '수면교육' 을 해야만 할 것이다.  그들에게는 '잠은 각자의 방에서 자는 것' 이라는 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오늘날에는 우리나라에도 신생아기부터 아니 아주 어릴 때부터 독립된 방에서 재우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은 모든 부모가 그렇게 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  육아도 소신껏 하는 것이고 정답이 없는 것이라면 말이다.  물론 아기가 엄마의 품에서 벗어나 혼자서 자신의 침대에서 스스로 잠든다면 이처럼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  그러나 엄마 품에서 잠들고 싶어하는 아이를 강제로 이런 훈련을 통해 떼어놓는 것은 저자가 말하는 그들을 위한 배려에 어긋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분명 아기가 수백 번 반복되는 이 과정에서 좌절을 경험할 것이고 그 좌절이 아이로 하여금 특정 행동을 포기하게 만든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잘못된 것이라면 언제든 수정하고 고쳐야 한다.  아이의 좌절이나 절망이 두려워 두고만 보는 것은 절대 안 될 일이다.  그러나 모르긴 몰라도 이런 것이라면 아기가 스스로 자신의 신체를 인식하고 성인의 요구에 반응할 수 있는 시기가 되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나 열 달을 살던 곳과 전혀 다른 환경에서 모든 것이 낯선 갓난아기에게는 추후로 미루어도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다. 

  이제 왜 이 책을 아기를 낳기 전 읽어야 했는지 설명해 보자면 이렇다.  만약 내가 미리 아기에게 양해를 구할 것과 행동하기 전에 미리 언어로 표현해야 하는지 알았다면 29일(우리 아기가 지금 생후 29일째다)을 무례하게 육아라는 내 할 일만을 하기 위해 움직이지 않았을 것이다.  적어도 더 다정하고 따스하게 말을 걸며 아기가 놀라지 않게 긴장을 풀어줄 수 있었을 것이다.  또 소위 말해, '손 탄 아이' 가 되지 않도록 미리 아기가 졸려할 때 안아서 어르거나 안고 거실을 서성이지 않았을 것이다.  적어도  제 자리에 눕혀둔 채 토닥였을 것이다.  이 점이 너무 아쉽다.  미리 알았더라면 내가 우리 아기를 대하는 태도나 요구에 대한 행동들을 한 번 더 생각해 볼 겨를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랬다면 우리 아기가 좌절이나 포기를 경험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좋은 습관을 들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의 전체적인 느낌은 '아기를 존중하되 지금에라도 그 어떤 문제행동을 교정할 수 있으며 부모의 의지에 따라 원하는 아기가 되도록 만들 수 있다' 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저자라고 해서 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에 대한 정답을 갖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내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레시피는 우리(부부)에게 있는 것이다.  어떤 분야의 선구자라고 해서 반드시 '옳다구나' 하며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닐게다.  우리와 내 아이에게 맞는 다른 절묘한 방법들이 있을지도 모르며 그것은 우리가 찾아가는 것이리라.  전문가의 조언은 조언으로 듣고 필요한 부분은 적용하되 나와 우리 아기의 상황을 고려하여 실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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