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음. 데이트용 영화로 최적.

 

하고 끝내면 뭐 너무 쓸게 없어보여서 좀 뻘줌하긴 한데 사실입니다. 정말 웃기고요, 적절하게 멜로 코드 타구요, 이쪽 방면 문화적 코드들을 알고 있으면 아주 즐겁게 볼 수 있는, 그러나 그 이상은 썩 안 보이는, 남녀관계에 대한 잘 빠진 섹스코미디쯤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그렇다고 섹스신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건 아니고 덜 익은 베드씬이 두번 나오는데 이 영화의 음란함은 그런 시각적인 것보다는 대사빨에서 더 튀어나옴.

 

줄리 델피가 감독 각본 편집 주연 엔딩송까지 맡은 원맨쇼 영화라고 할 수 있겠는데 뭐 연출은 나쁘지 않다.... 라고 후하게 말할 수도 있겠지만 마지막의 수습이 썩. 그래도 전중반부에서 신나게 낄낄거릴 수 있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강점. 주고받는 대화에서 나오는 유머감각은 비포 시리즈가 생각나게 하는데 그보다 더 센스 있고 웃김. 어디 평에선 파리에 대한 환상을 깨느라 정치적으로 치우친 감이 있다고 했는데 그건 코미디 장르의 관용정신으로 어느 정도 감안을 해야 할 거 같고, 같이 갔던 분이 파리 있다가 온 양반이었는데 영화속에서 나온 마리온의 카페난동 시퀀스랑 똑같은 일 겪어봤다고 하니 뭐 그렇게 신경쓸 필요는 없을 듯.

 

그러고보니 비포 시리즈에서나 여기서 보여주는 줄리 델피의 역할적 아우라가 스스로의 고독과 외로움에 대한 인정을 유예하면서 마지못해 남성의 도움이랄지, 그 대시를 바라는 슬그머니 철면피적 면모를 보인다... 는 얘기가 같이 갔던 분에게서 나왔습니다. 음, 슬쩍 동의.

 

암튼 줄리 델피 좋아하고 비포 시리즈의 숙달된 개그 버전을 원하면서 비포 시리즈 만큼의 성찰은 기대하지 않는다면 만족할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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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8-15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보고 싶었는데 까먹고 있었습니다. 음. 어디에서 하는지 찾아봐야겠군요. 몇군데 안할거 같은데.

다락방 2007-08-16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보고 싶었는데 까먹고 있었어요. 줄리델피를 좋아하진 않는데, 감독과 각본이라니 보고싶어요. 저도 찾아봐야겠어요 :)

Mephistopheles 2007-08-16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접 보긴 힘들고 비디오 출시나 기다려야 겠습니다..줄리델피 은근히 매력적인 배우죠.^^

다락방 2007-08-16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
미로스페이스 상영중입니다. 므흣~

hallonin 2007-08-17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난히 보고싶었는데 까먹었던 분들이 많은 영화였군요. 뭐 저도 포함.
 











남자 여자 구분 없이 경험들에 따라서 진하게 감정이입될 여자. 어장관리의 달인이라고 극초반엔 존내 까는 분위기들이었는데 황금어장 박살난 직후에 바로 10년 조강지처 품 안에 달려드는 거 보면서 역시 강한 놈이 오래 가는 게 아니라 오래 가는 놈이 강한 것이여 라든지 쿨한 척 해도 저뇬도 여자였쿠나 하며 흐뭇해하는 여론으로 반전중. 현실은 뭐 각자....

 

남자들 중에서 한유주의 행각을 보면서 그래도 좋다는 사람이 꽤 되는데 그게 다 이뻐서 그런겁니다. 확실히 채정안은 외모상으로 지금 상태가 최상인 듯.... 하는 짓은 그렇다치고 얼굴까지 닮아서 착잡한 1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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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8-15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은 채정안인데, 한유주는 누구에요? 음...태그들이 혼란스러워요.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조합되어있는데 내가 모르는 뭔 일이 있었나보다 합니다.

다락방 2007-08-15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한유주는 커피프린스1호점에서 채정안이 맡은 역할 이름이예요. :)

마늘빵 2007-08-15 23:52   좋아요 0 | URL
헙 그렇군요. 딱 한번봐서. -_-

다락방 2007-08-15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리고 채정안 정말 예쁘군요. 피부며 머리스타일까지 너무 예뻐요. 그게 다 이뻐서 그런거란 말에 완전 공감이요. orz

hallonin 2007-08-15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다락방님이 할 말 다 해주셨네요.


정지화면으로 찍힌 건 좀 그래도 동영상 보면 아주 강하죠.
 

비첸지에서 만든 마늘 바게트 비스킷이라고 할 수 있는 판콘디를 구하기 위해 강동구에 있는 모든 편의점과 창고형 매장을 뒤지고 다녔다. 없었다. 차츰 어두워지는 하늘에서 얕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렇다. 슬럼프다. 글이 써지지 않는다. 알바로 뛰는 일은 막혀서 겨우겨우 나아가고 있고 그외에 따로 진행해보려 한 일은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사고가 마구 엉켜있다. 내가 하는 일은 마치 손으로 찢은 거미집을 선 하나하나씩 복구하는 일 같다.

 

생각해보면 지난 한 주는 거의 하루의 반 가까이를 길 위에서 보냈다. 나는 걷거나 타고서 어딘가를 돌아다녔다.

 

판콘디는 딱 한 번, 청량리에 있는 세븐일레븐 진열대에 있는 걸 본 적이 있었다. 그러고보니 세븐일레븐에서 이번에 나온 냉우동은 인기가 없는 듯 차차 입점한 가게가 없어지고 있는 모양이다. 전주에서 유난히 눈에 띄었던 세븐일레븐에서도 냉우동은 없었다. 꽤 맘에 들었는데.

 

얕은 비가 바람과 함께 간헐적으로 거세진다. 나는 재개발이 결정되서 안팎으로 부서진 두 동의 주택가 안으로 비를 피하려 들어갔다. 이어서 아주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하는 빗줄기가 바람에 실려 내 몸을 슬쩍슬쩍 적시는 동안 비가 약해질 때까지 시간을 때울 요량으로 페티시즘의 저명한 찬미자인 우에시바 리이치의 [수수께끼 그녀 X]를 봤다.

 

이런 여자가 세상에 너무 많아서 골이 아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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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3 05: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hallonin 2007-08-14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돌아오셨군요. 결국 그런 건 없는 거 같습니다. 헐....
 

 

지미킴멜쇼라는 데서 만든 개그 버전 [본 얼터메이텀] 예고편. 그냥 뭐 가끔씩 나오는 영화 패러디 같은 건 줄 알았는데 중간에....

영화 자체는 이미 개봉해서 현재 로튼 토마토 신선도 수치 93% 유지, 박스오피스 8월 수익 신기록을 갈아치우면서 비평과 흥행 양쪽에서 승승장구중입니다. [본 슈프리머시]를 어떻게 뛰어넘었는지가 궁금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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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11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 시리즈의 팬입니다 ㅋㅋ
예전에 미니시리즈 <잃어버린 얼굴> 인가요?
그때부터 팬이었죠. :)

다락방 2007-08-12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줄리아 스타일즈가 3편에도 등장하는것 같던데요. 으흐흐
맷 데이먼 참 좋아라 해요. :)

hallonin 2007-08-12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세대차가....


히로인 굳히기군요. 일단 제이슨 본은 이번이 마지막이라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전주를 가봤다. 도착하고 든 느낌은....

 

뭐 이리 썰렁하지?

 

도시에 사람이 안 보였다. 시내에 들어가도 한적.... 월드컵경기장에서 산책하는 사람수나 시내 한복판 번화가에서 돌아다니는 사람수나 비슷비슷. 원래 이런 도신가?

 

진짜 아무 계획 없이 흘러 흘러 구름과 비에 취해서(정말 오늘 구름은 최고였다) 내려간 거였기 때문에 달리 볼 것도 할 것도 만날 사람도 없었다. 슬리퍼짝 끌고 다니면서 시내 걸어다닌 게 일이었음. 아, 비빔밥. 3000원 짜리. 주변에 다 5000원 짜리만 팔길래 발품 팔아서 전주역 앞에서 양푼비빔밥 파는데 들어가서 먹어봤다. 엄청난 무언가는 발견 못했고, 그냥 맛있었음.

 

전주역도 무지 썰렁.

 

생각해보면 부산에 갔을 때도 바다 휙 돌고는 시내만 삘삘거리며 돌아다니다 귀향했는데 이번에도 뭐 비슷했다. 천성이 콘크리트라는 건지. 텅텅 빈 관광안내센터 들어가니 한가하게 노니던 직원 두 분이 동시에 적극적으로 도와주려고 해서 좀 재밌었음.

 

인상적인 건 시청 길 하나 건너 뒤에 사창가가 있었다는 건데. 전주 사창가는 주변과 아주 스무스하게 잘 조화된 느낌. 수퍼랑 간판을 같이 쓰는 가게도 있고 불빛은 정육점인데 안에선 라면 끓이기에 만반의 준비가 갖춰진 가게도 있고. 조선춘화 싸구려 짝퉁 붙여놓은 것도 보고. 청소년 출입 통제 표시도 그리 크지 않고 대로에서 그대로 이어지는 것이 나와 자연이 하나가 된 느낌이랄까. 그리고 생각외로 규모도 컸다.

 

돌아오는 길은 한국이 열대성 기후에 들어섰다는 걸 증명하는 근래의 기상적 현상인 유사 스콜이 띄엄띄엄 내가 탄 고속버스를 두들기며 반겨줬다. 버스 안에서 텔레비전을 틀어줬는데 [하늘만큼 땅만큼]에 나온 한복 입은 한효주가 죽여주네. 별 관심 없다가 예전에 [봄의 왈츠] 망하고 [무릎팍도사] 나왔을 때부터 좋아지기 시작했음.

 

아니 전주는 대체 뭐였던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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