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모양새가 전기 속성에 헤어스타일을 보면 딱 [아랑4]의 김동환. 그런데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디자인인 롤링머리 여자 등장. 덧붙여 질리고 질린 학원액션장르....

이런 모든 진부한 것들에도 불구하고, 재밌다. 그 하나로 용서가 되는 천성적 파이트 클러버들을 위한 패스트푸드.

 

영원을 사는 인간에 대한 카리스마가 보다 요구됐다는 점에서 좀 더 호흡이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

 

욕망에 더없이 충실한 미청년 하렘물. 쌍둥이 쇼타가 이미 나오는 이상 안경남의 청년화 지향은 괜찮았던 선택이라고 생각. 일단 만화는 그림이 즐거워야 한다는 점에서 박설아의 그림은 그런 조건을 잘 충족시켜주고 있다.

 

문정후의 만화는 점점 부드럽고 능숙하게 진화해나간다. 현재진행형의 마스터피스.

...그런데 이 내용은 이미 외전이 아니지 않나....

 

워커홀릭, 지리한 일상의 균열을 통해 세상을 직시하게 되다. 곧 폭풍이 불어닥칠 예정.

 

이건 뭐 그림은 입신의 경진데 내용은 개판.... 이 된지도 오래지만. 암튼 그림만큼은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거 같아서....

그냥 에로만화나 더 내달라고 말하고 싶은 심정. 아니, 뭐 [천상천하]를 에로만화로 만들어버리는 것도 대환영. 그런 낌새가 나오는 부분만 (상당히) 기뻐하고 있습니다. 나머진 가라~

 

합법적 에로만화. 여캐릭터들의 은근한 색기. 생각없이 보고 뒤돌아서서 잊어버리면 됩니다.

 



처음 들었을 때 김윤아가 알바 뛰는 줄 알았음. 특유의 할망구 바이브레이션도 완벽 재현! 기사를 보니 김윤아 모창설에 대해 꽤 컴플렉스가 있는 듯.... 그런데 그게 작년 기사라는 점에서 안습.

그래도 뭐 노래는 좋구나 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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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dan 2006-10-30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합법한 에로가 에로면 또 얼마나 에로겠냐는 생각이 문득. ^^
하긴, 최근 만화 중엔 근친상간의 금기를 가뿐히 뛰어넘고 있는 것도 있더라구요. 우와.. 이런것도 합법이야? 하면서 놀랐지 뭐에요.

hallonin 2006-10-31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이센스 시장 정말 대범해졌다니까요... 헐헐. 저 [걸프렌드]도 15금으로 나오다 2권부턴 결국 18금 딱지.

iamX 2006-10-31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것이, 19금 먹으면 일반 서점에서 쫓겨나거든요 -.-;; 어지간한 건 일단 15금 처리해서 내고, 간윤에서 19금 때리면… 아니 19금 영화도 같은 상영관에서 트는 데 만화책은 판매조차도 못하게 막는건지 랩핑도 씌워놨는데 말이죠. 엉엉. (막는다기 보다는 성인 만화책이라는 걸 표시해야하고, 일반 만화책과 분리해 놔야 하기 때문에 서점에서는 이런 점이 부담스러워 그냥 팔질 않는다고 합니다. 간접적으로 막는다는 말이 맞겠죠 ;;)

hallonin 2006-10-31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도매상만 다니지 일반서점은 안 가봐서 몰랐는데 그런 거였군요. 그래도 [베르세르크]급 정도 되면 가져가지 말라고 해도 가져가지 않을까요....
 

인터넷뉴스에서도 사모님사모님 일터에서도 사모님사모님 이영애도 사모님 한예슬도 사모님.... 사방에서 사모님 노래를 부르길래 언제부턴가 유머면에선 굴지의 저퀄리티를 자랑하게 되버린 엠비시 개그 프로그램을 십몇년만에 제대로 보게됐습니다. 음, 역시 재미없더군요. 그러다가 자, 사모님 나옵니다.... 

 

 

 

 

 

 

 

이거.... 웃어야 하나.

 

 

 

 

 

 

안 웃겨....

 

 

 

 

 

 

3회까지 보다가 결국 접었습니다. 정말 안 웃겨요.

 

생각해보면 남들 다 웃기다던 이 만화도 당대에 같이 읽으면서도 정말 안 웃겼던데다 지루하다고까지 느꼈던 걸 보면, 제 코드는 의외로 대중적 시점과는 안 맞물리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사모님]이나 [이나중]이나 웃음을 생명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 절묘하게 현재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서만이 화학효과가 발휘되는 작품일진데, 둘 다 지루하게 느껴진다는 점에선 저에게 공통점이 있습니다-_- 후루야 미노루는 [크레이지 군단] 이후가 어떤 면으로 보나 오십배백배는 낫다고 생각. 감수성, 실력에서뿐만 아니라 태도에 있어서도 말이죠.

 

요즘 봤던 것중 가장 웃겼던 건 [수퍼맨 리턴즈]에서의 케빈 스페이시가 연기한 렉스 루터와 [겟뷁]의 제목식자와 [강철의 연금술사]의 표지디자인을 너무도 노골적으로 베껴낸 [게마인샤프트]였습니다. 특히 [게마인샤프트]는 적당히 근대 시점의 지구, 서유럽 어딘가에 지리적 이미지를 맞추고 퇴마물과 가톨릭 이미지들을 이리저리 뒤섞은 개그물로 그 모조리 베껴낸 듯한 겉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속은 BL+레슬링매니아적 감수성으로 충만한 즐거운 유머로 가득합니다. 비록 그 모든 요소들이 가끔씩 오버액션을 지나치게 부리느라 좀 아슬아슬하긴 하지만, 2권에 와서도 잘 버텨주더군요.

 

 

역시.... 마이너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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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2006-11-02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크레이지보단 이나중이 낫다고 생각하는데 ㅋㅋ 마이너..한 충사를 드디어 접했습니다. 처음에 강제로 2권까지 보고나니 신기한 스토리에 몽환적으로 빠져들고 있더군요. 요즘엔 주변 책방들이 많이 망해가서 원.. 한달에 한번 메이져시리즈나 보러 가야하는군요 ㅠ

hallonin 2006-11-03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확히는 크레이지군단을 넘긴 이후부터랄까요.... 크레이지군단은 진화의 가능성이 비춰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던 걸로 기억.

수퍼겜보이 2006-11-08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레이지군단이나 두더지 같은 만화는 너무 슬퍼서 안 웃겨요...

hallonin 2006-11-09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웃음을 조금씩 버리기 시작한 순간부터가 후루야 미노루라는 작가의 진면목이 드러나기 시작한 시간.
 

언제부터였던가, 라고 말하기는 너무 무책임하고. 밤샘 알바를 하고 온 비몽사몽한 머리로 생각해보기에 그 시작은 아마도 [현시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매니악한 오타쿠 세계를 다룬 만화들은 있었지만 [현시연] 정도의 오타쿠에 대한 충실한 묘사와 이해를 가지고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상업적으로나 인지도적으로 인정을 받은 건 없었으니까요. 나아가 [현시연]은 인터넷 공간에서의 오타쿠에 대한 논의를 보다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이후 라이센스 시장에선 오타쿠 취향의만화들이 하나의 조류라도 해도 좋을 정도로 앞다투어 출간되기 시작했죠. [남자는 불끈불끈]이라든지 [여동생은 사춘기]라든지.... 물론 요시나가 후미가 [플라워 오브 라이프]에서 (상당히 통찰력 있는 표현과 더불어)오타쿠 주연을 버젓이 내세울 정도로 은근한 인기 등장 캐릭터가 된 오타쿠라는 계층의 2000년대 맞이 커밍아웃에 의한 출연 빈도수 증가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가뜩이나 서로 죽네마네 하는 생존 경쟁의 장인 좁디좁은 우리나라 만화판에서 그같은 만화들의 난입은 그 만화들이 팔리고, 이슈가 되니 가능한 것은 아니었나 싶습니다. 즉, 극단적으로 협소해진 만화시장에서 팔리는 만화란 건, 의외로 그런 매니악한 소수 취향의 만화들이라는 것이죠.

그 증거로 라이센스는 아니지만 영챔프에서 가장 잘 나가는 만화 중 하나인 [언밸런스X2]를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에로게임의 감수성을 흠뻑 받은 임달영의 현란한 필치에 의해 만들어져 나가고 있는 [언밸런스X2]의 중쇄로 드러나는 성공은 그 만화의 방향성을 미뤄 볼 때 썩 주류라곤 할 수 없을 독자층, 보다 노골적으로 얘기하자면 에로게임과 모에코드에 근거하는 오타쿠문화에 익숙하며 호응하는 독자층이 확실하게 책을 사주고 있다는 반증이 되고 있죠. 분명 [언밸런스X2] 같은 만화는 일본에서라면 확실하게 예상되는 판매량만 판매될, 결코 메이저적인 감수성이나 가능성은 갖추지 못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말이죠. 이것은 결국 좁아질대로 좁아진 한국만화 시장의 현주소를 반증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즉, 우리나라에서 팔리고 싶다면 정말 특정 취향 공략에 올인하는 매니악한 만화를 그려야 한다.... 는 것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게 되버렸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런 만화도 나오고 말았습니다. [페이트] 동인지로 막강한 골수팬층을 마련한 히로유키의 상업지 데뷔작인 [동인워크]. 동인지 업계라는 수라장을 살아가는 네 남녀의 진솔한 이야기를 초현실주의 기법으로 형상화한 작가 특유의 허무개그적 스타일이 돋보이는 4컷만화입니다. 이미 발매 전서부터 네트 이곳저곳에서 이슈가 된지 오래입니다만, 하도 번역이 많이 돌아다닌 탓에 판매량에 있어선 다소 회의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충성도 깊은 팬의 위력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죠. 이미 [헬싱]이라는 (동인지급) 만화로 재미를 본 조은세상의 셀렉트는 눈썰미가 있다고 해야 할지 무모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장사가 되고 있는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작가나 출판사, 연재잡지나 현지에서의 이슈화 등등의 면에서 볼 때 어떤 형태로든 광범위한 지지나 이슈가 아닌, 국내에선 온전히 인터넷의 특정 계층에서만 이슈가 됐고 그것이 상업적 판매량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확고하게 국지적이며 소재로서나 내용 자체가 보여주는 코드와 해법으로 봐서도 분명하게 소수 취향 지향인 [동인워크]의 발매와 판매량에 있어서의 지표는 앞으로의 라이센스 만화시장을 더욱 노골적으로 만들 계기가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면 뭐, [페이트] 인기 동인지 묶음(오피셜 트리뷰트북이 아닌)이라든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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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와인만화 '신의 물방울' 만나다

 

이 기사가 신선했던 것은, 한 편의 만화가 일으킨 현상을 추적하기 위해 일본 현지에서 만화의 스토리 작가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시켰다는 사실이었다. 그것도 온전히 와인 얘기만을 위해서. 와인이라는 소주에 비해 꽤 비싼 기호품과 중앙일보라는 매체의 성격이 일으키는 화학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발 빠른 기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신의 물방울]이란 만화의 이슈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이겠고, 또한 앞으로의 이슈화 또한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두 양반이 보통 양반이 아니었던 것이다....

 

김전일=신의 물방울=겟백커스 작가가 동일인이라니!

 

사실 [에지]와 [쿠니미츠의 정치], [겟백커스], [신의 물방울]로 이어지는 고단샤 라인은 여러 모로 상당히 흡사한 이미지들이라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같은 인물의 스토리, 혹은 같은 인물의 기획의 결과가 아닌가 싶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우와, 짱이다! 라고 외칠 법한 작품은 없지만, 적어도 대중의 기호를 완벽하게 노리고 있다는 점에선 탁월한 작품군이라고나 할까.

이 작품군들의 성공의 뒷배경엔 한가지 조건이 있다. 바로 전문적인 지식을 통한 탄탄한 바탕과 트렌드에의 추구라는 점. 그중에서 특히 물건너 온 [신의 물방울]의 성공은 허영만의 작품세계 변화와 더불어 진퇴양난에 빠진 한국만화계에 있어서 중요한 시사점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기능성 만화의 필요다.

 

우선 흔히 만화의 기본축이라고 암묵적으로 얘기되는 소년만화쪽을 보자.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단순히 소년만화라고 해서 소년만화 에스컬레이터 법칙 동료동료동료 등등 주루룩 넣어서 만화 만들어봤자, 그게 주소비층인 애들은 더 잘 짜인 일본 소년만화를 보지 어설픈 한국 거 안 본다. [원피스]와 [크로키팝] 사이엔 깊고도 깊은 강이 있다.


또한 [헌터X헌터]에서의 넨 정도로 강력한 개념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그쪽 장르에서의 경쟁력엔 필연적으로 한계가 있다. 그리고 이정도 창의성은 일본에서조차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그런데도 그네들의 '보통', '그저그런' 소년만화가 작가가 굶어죽지 않을 정도로 소비되는 건 결국 소년만화의 법칙들을 줄줄 따른 결과물인데도 불구하고 소비층이 확고하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린 안 그렇다. 우리의 소년만화 소비층 대다수는 그네들 소비에 일익을 더해줄 뿐이다.


우리나라에서 만화로 돈을 짜낼려면 애들이 아니라 어른, 성인층을 노려야 한다. 우리가 봐야할 건 돈줄을 쥐고 있으며 스캔본으로 보는 건 눈 아파 하고 전문적인 만화, 참고하고 소장가치가 있는 만화엔 돈을 아끼지 않는 청년-성인 소비층이다. 이제 만화 자체의 힘으로 살아남는 건 불가능한 시대가 됐다. 이것은 이미 다방향 컨텐츠 활용이 전통이 된 일본도 그렇거니와 만화를 전달하는 매체 자체가 바닥난 우리나라에선 더욱더 절박한 문제가 됐다. 그렇기 때문에 만화는 만화 자체를 추구함에 있어 사회의 트렌드, 스위치가 되는 길을 노려야 한다.

 




그런 고로 우리 출판사가 참고해야 할 것은 [러브히나]나 [원피스]가 아니라 [맛의 달인]과 [마스터 키튼]의 세계다. 단적으로 이건 허영만의 성공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바로 그 소비자들의 취향을 자극하는 진짜배기 전문성 만화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진리. [신의 물방울], 다수의 요리만화들, 요시나가 후미의 철저하게 성인스러운 정서, [마스터 키튼]의 전문성.



 


이와 비슷하게, 허영만 만화가 쌍팔년도 대본소 장르의 구태의연함을 벗어던지고 빠르게 전문적인 기능성을 가진 만화, 전문가들의 세계를 보여주는 만화들로 전환하여 대박을 치고 있는 걸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이게 철저한 기획성이 되야 한다는 점인데 그럴라면 허영만 정도의 짬밥이 아닌 한엔, 만화가 혼자선 절대 불가능한 얘기다([신의 물방울] 아기 타다시는 편집장 경력이 있는 베테랑중의 베테랑이며 개인소장의 와인창고를 가지고 있을 정도고 [마스터 키튼]의 가쓰시카 호쿠세이에겐 밀리터리 정보 어시가 세명이 붙어있었다). 그런 고로 출판사의 체계적 지원, 돈, 전문가 그룹과의 연계, 그리고 트렌드에의 직시가 필요하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한국만화계의 네오가 가질 법한 조건이다.

물론 말은 좋다고 할지 모르겠다. 강도하의 말에 따르자면 출판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출판사 사장 한 명뿐이라는, 이 주먹구구적 폐쇄세계에서의 일이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법칙은 세워둘 필요가 있다.


매체는 인터넷만화와 신문....이 우선 생각되겠지만, 인터넷만화의 경박성이 전문적인 만화의 깊이를 담아낼 수 있을지는 좀 의심스럽고, 대본소풍 작가들이 주름잡고 있는 깽판이거나 재활용, 또는 단발적인 재치에 의존하는 '싼' 작가들을 쓰고 있는 신문만화시장은 그나마 현재 운용되는 매체 중에선 가장 확실한 영향력을 보장함에도 불구하고 좀 힘들어보인다. 부수저하로 인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신문사와의 파격적인 협상이 있으면 가능하겠지만.


그리고 이번에 창간될 지하철 공략용인 씨네21 부속 만화잡지. 나는 이 만화잡지가 순수 한국만화로 채워야 한답시고 쓰잘데기 없는 실험만화들, 소수의 우울증 감수성이나 자극할 법한 그렇고 그런 센티멘탈한 만화들, 작가적 만화들로 가득 채워질까 걱정된다. 물론 그 작품들은 뛰어날 수도 있고 개별로 보면 훌륭할 수도 있다. 그런 감수성, 또한 소중하다. 그러나 동시에 매너리즘의 함정이 기다리고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정말 탁월한 작품이 아닌 한엔, 인터넷만화 좀만 둘러보면 온통 그렇고 그런 류시화 시에서나 쓰일 법한 싸구려 경구로 가득한 만화들이 툭툭 튀어 나온다. 무엇보다도 우리에겐 확실하고도 소중한 만화 연재의 매체가 필요하며 어쩌면 다 망해가는 이 시점에서 거의 시대착오에 가깝게 이번에 나올 새 만화잡지가 우리가 가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 부분의 성격 규정은 절박할 정도로 중요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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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up 2006-10-20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 기획자하셔도 되겠어요.^^
이현세 씨와 다르게 허영만 씨가 시장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가를 생각해 보면,
기분이 묘합니다. 이현세 씨의 마초적인 성향도 출판 만화에선 좀 부담스러운 요인이었을까요. <천국의 신화>도 고정팬이 많은 건 알고 있지만.
<신의 물방울>이랑 <식객>을 천천히 읽고 있어요.

iamX 2006-10-20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판에 이제 막 입문한 초짜 편집자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hallonin 2006-10-20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님의 [식객] 리뷰 잘 읽었습니다. 다른 관점에서 보는 신선함을 간만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가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iamX님 정체는 바로 얼마 전에야 알아냈습니다. 내심 제 글을 신나게 까주길 바랬건만....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은 기분이랄까요 헐헐.

iamX 2006-10-23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바닥은 원체 좁아놔서 시간이 지나면 다 알게 되죠(…)

다소 2006-10-25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글 잘 읽었어요.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읽었다니까요.^^
역시 bdafuck 님 글은 참 좋아요. :)

hallonin 2006-10-26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실히 다리 하나 건너면.... 헐헐.
상찬엔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이리스 2006-11-23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고 갑니다.. 추천도 꾸욱~
 

[배틀로얄]류의 통제된 미래 혹은 가상의 일본에 대한 우울한 전망서. 소재는 괜찮으나 첫 시작은 썩 루즈해서, 기대치보단 떨어진다.

 

[아즈망가대왕] 이후 비슷한 류의 일상물을 계승하지만 미묘한 부분에서 집중적인 '모에' 코드의 디테일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보다 더 '작가적인' 적극성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그런 요소 따윈 몰라도 전체적으론 즐겁고 편안한 유머로 가득.

 

내용에서부터 스타일까지 유키 카오리의 만화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고딕 취향의 만화. 다만 유키 카오리의 번갯불에 떡치는 듯한 급작스러운 전개나 감정변화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취향을 심하게 타는 장르 답게 매너리즘에 대한 비판과 그래도 볼만하네 사이에서 줄타기할 운명.

 

개그패턴이 매화마다 판으로 찍은 것처럼 똑같아서 1권을 채 끝내기도 전에 지겹게 만드는 신기한 체험을 두번째로 겪게 만들어 주다.

 

1권을 봤을 때, 토우메 케이가 또 별 준비 없이 적당히 상황만 짜놓고는 되는대로 그리는 거 같다는 생각이 퍼뜩 들더니만....

2권 후기에서 자기도 어떻게 굴러갈지 모르겠다고 했으니 할 말 다 했지. 이 양반은 작가가 독자를 지치게 만드는 법 중에는 연재작을 생각날 때마다 불려놓고는 수습을 안 하는 방법도 있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

 

태어나서 완독하기까지 이렇게 빨리 해치운 만환 처음인 듯. 전형성과 약속된 코드로 넘쳐나는 1권.

 

하도 주변 사방팔방에서 탓타라타타탁탁탁거리길래 맘 먹고 4부까지 논스톱으로 쫙 다 봤음. 자료 수집의 충실성은 알겠는데 그게 만화적으로 숙성됐다는 느낌은 썩 안 든다. 이 시궁창 인생들에 대한 이야기 패턴이 복잡한 척 하지만 전형적인 대본소 스타일의 원패턴이라 갈수록 긴장감이 떨어지는데다 속임수도 원패턴이라 솔직히 나중에 가면 속여먹는다는 게 신기해질 정도. 어쩔 수 없이 [도박묵시록 카이지]와 비교하게 되는데 [카이지]가 초반에 보여줬던 긴장감과 절박함, 신선한 게임 양식이 가져다주는 보편성, 그리고 고정된 연출 속에서도 흐름을 매끄럽게 변주하던 것에 비하면 한참 모자란다는 느낌이다. 뭐 [카이지]도 뒤로 가면서 많이 망가지긴 했지만서도.

이야기를 끌어가는데 여자 캐릭터의 역할이 상당할 수밖에 없음에도 정작 그녀들에게서 매력이 눈꼽만치도 안 느껴진다는 것도 문제. 아마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야심적으로 밀어부쳤던 게 원작의 여자들을 보다 살아있는 여자 답게 만드는 거였으리라고 생각.

뭐랄까, 보면 볼수록 소재 자체가 가지는 매력과 반비례하게 정말 각색해서 다듬고 뜯어고치고 싶은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영화화가 된 이유가 충분히 납득 가능했다.

 

인상 깊었던 것은 간접적인 자료들을 통해서 '범죄적 인간' 손창섭의 삶을 재구성한 부분. 그런데 이거 맞긴 맞을려나....

 

생각해보면 류승완 감독의 영화중 맘에 들었던 건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와 [주먹이 운다] 두 개. 나머진 언제나 컨셉에 비해 30% 부족한 느낌. 정작 한국영화에서 정말 괜찮은 액션씬들은 정통 액션 장르가 아닌 영화들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이것은 만들어내기가 아닌 보여주기로서의 영화에 대한 이해도의 부족이 아닐런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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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겜보이 2006-10-16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짜 영화만 봤는데... 올드보이가 영화화된 것과 비슷하다는 말씀이죠? 그렇군요.

hallonin 2006-10-16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정작 저는 영화를 안 봐서 뭐라고 할 순 없습니다만.... 같은 듯 다른 물건이 나왔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배가본드 2007-05-14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키가미'.. 이왕보는거 3권까지 있길래 단숨에 읽어버렸습니다.
오히려 카이지를 모방한듯한 '라이어 게임'이 더 흥미진진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