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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에 덮밥과 볶음밥 - 한 그릇으로 즐기는 세계의 밥요리 ㅣ 한입에 레시피 시리즈 4
김봉경 외 지음 / 수작걸다 / 2016년 11월
평점 :
저에게 요리책,은 그림책,과 같습니다.
아무리 요리책에 정확한 레시피가 있어도, 저는 요리책을 보고, 장부터 보는 사람이 아니고, 집에 있는 재료로 무얼 먹을지 '참조'만 하는 사람이라서, 보고 있으면, 딸도 남편도 한 소리부터 합니다.
어제는 토요일이라, 점심에 찬 밥을 볶아먹으려고, 이 책을 꺼냈습니다. 아, 이건 할 수도 있겠어, 싶은, 시금치 오므라이스?를 펼쳤습니다. 청피망, 올리브오일, 데미그라스 소스, 도 없지만, 계란도 부족하지만, 그래도 다진쇠고기, 당근, 시금치가 있으니, 이걸 해야지, 정했습니다. 공연히 딸에게도 남편에게도 이걸 하겠어,라고 보여줬더니 '똑같이 하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싫어, 없어!' '엄마, 내가 사올게, 심부름값을 줘''됐어, 내 맘대로 할 거야, 맛도 못 보는 책인데! 똑같은 지 어케 알어?' 그러고는 시작을 했습니다.
책에 나온 대로 채소는 잘게 볶음밥 용으로 썰어두고, 다진 쇠고기는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했습니다. 그러고는, 그러고는 볶으려고 하는데, 그림만 보고, 꼼꼼히 읽지는 않던 그 책을, 공연히 '똑같이 하라'는 말에 그래 한 번 뭐부터 볶으라는지 볼까,하고 보다가!!!! 오류를 발견했습니다. 밑간한 쇠고기를! 아무데도! 쓰지 않고 요리가! 끝납니다. 하하하!!!
고기볶고, 다른 야채 다 같이 볶고, 밥도 넣어 볶고, 그냥 먹었습니다. 하!하!하!
예쁜 그림 구경하는 재미도, 한그릇 요리들을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꼼꼼히 보면 또 무슨 재료를 준비만 하고 말까요.
최근에, 미역 포장지에 미역을 넣는 타이밍을 결국 알려주지 않는 요리법만큼 재밌었습니다.
요리,라는 걸 책을 보고 '똑같이' 만든다는 게, 매일의 매 끼니를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니라서 항상 예쁜 재료준비사진과 결과물 위주로만 보고, 빠진 건 빠진 대로 내 맘대로 만들다 보니 책이 이런 줄도 어제같은 날, 그래도 '똑같이'만들라고 하니, 꼼꼼히 읽어나 볼까, 하는 날에 발견하게 되는 겁니다. 덕분에, 마음에 부담을 훌훌 털고 없으면 없는 대로 만들어서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