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The Boss Baby (보스 베이비) (2017) (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 Digital HD)
Dreamworks Animated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엄마는 둘째인 나에게 네가 태어나면서 언니가 젖도 금방 끊어야 했다고 언니한테 잘 해주라고 한 적이 있다. 그 얘길 내가 전하자 동생은 나에게, 햇수로는 1년 터울인 큰언니와 나보다, 2년터울인 동생과 내가 개월 수로는 훨씬 짧다고 말해주었다. 엄마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렸던 나는, 동생의 말을 듣고는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첫째는 억울한 게 많다. 부모조차도 어리석은 처음 부모노릇에, 동생이 태어나면서 나눠주게 된 사랑에 미안함을 가진다. 내가 부모가 되어서도 그리 다르지는 않다. 

첫 아이를 키우는 어리석은 부모는 주는 건 모두 다 사랑인 줄 알고, 아이가 둘이면 유한한 사랑을 반으로 줄이는 것처럼 생각한다. 

영화는 그런 첫째들의 마음, 어리석은 부모들의 마음을 보여준다. 더하여, 회사로 가정을 비유하기 시작한 복잡한 자본주의 세상을 보여준다. 아이들이 보여달래서, 올레티비 결제로 봤다. 

동생이 생긴 딸에게, 동생이 생겼던 자신이 동생을 받아들인 과정을 어떤 모험담으로 묘사한다. 

그러나 나는, 저 모험담은 어떤 현실을 반영하는가, 상상한다. 사랑이나 관심이 철회되었다고 생각하는 첫째가 갓난아기인 동생을 겉모습만 아기인 어른으로 상상하면서 괴롭히는 건가. 공연히 거대해지는, 저 환상들은 다 뭐지, 싶은 거다. 

아기들의 나라,는 회사처럼 묘사되고, 회사에서 애완견회사의 마케팅부서에서 일하는 부모를 정탐하기 위한 스파이 아기는 이 일만 잘 해결되면 아기들의 나라에 돌아가서 커다란 중역사무실을 받게 될 거라고 한다. 첫째는 아기를 도와주기 시작하고, 결국 아기들의 나라에 위협이 되고 있는 언제나 멍멍이계획을 무산시킨다. 파이그래프로 사랑이 어떻게 나뉘는지 보여주고, 이 계획을 무산시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묘사하는데, 둘째인 나는, 세 아이의 엄마인 나는, 사랑은 할수록 커지는 거라서, 저 도표가 얼마나 무용한지 생각한다. 첫 아이처럼 어리석은 부모의 온전한 사랑 대신, 훈련된 부모의 노련한 사랑을 받은 둘째인 나는, 동생이 나고서도 내 사랑이 부족하다는 자각없이 자란 나는, 사랑은 어쩌면 훈련을 통해 자라는 거라서, 가족이 커질수록 사랑도 자란다고 생각하는 거다. 가족은 다른 계산방식으로 작동한다. 

학교와 회사가 삶이고, 경쟁이 가치의 전부이고, 전망좋은 통유리의 중역 사무실이 성공의 척도인 미국에서 남자 어른이 동생이 생긴 자신의 딸에게 동생이 생긴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결과는 가족의 사랑이지만, 이야기는 전부 사랑을 두고 경쟁하는 것이다. 백마디 말을 하고도, 끝말이 다르면 마지막 말만 진실이라고도 하지만, 백마디 말들이 보여준 다른 이야기는 어디에도 남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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