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자가 능숙하게, 호텔을 검색한다. 해변에서 가깝고, 교통이 편리하고, 스파가 있는 호텔.

그러고는 버스정류장에서, 배웅을 하는 거다. 해사하게 웃으면서, 머리를 찰랑이면서, 

'저, 여행, 안가요'

그 다음 장면에서는 사원증이라도 목에 건 듯 시커먼 직장인의 정장을 입은 여자가 화상통화하는 사람들은 부모님이다. 딸 덕분에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하는 부모님. 


보면서, 누구에게 소구하는가, 이런 생각을 했다. 

그 광고가 '딸~ 나도 여행가고 싶어'라고 말하도록 부모님을 추동하는 광고라면, 정말 효과가 있을까, 싶고. 그 광고가 이제 돈을 벌기 시작한 젊은이가 효심을 발휘하게 할 목적이라면, 상황이 그게 가능할까, 싶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기쁘게 하려고 돈을 벌지만 저런 광고는, 이라는 생각을 한다. 

점점 취업이 힘들어지는 세상에서, 자기 시간을 기대하기 힘든 직장생활을 견디는 것이, 나의 여행이 아니라 부모님의 여행이라는 것이, 무언가 답답했다. 


광고가 없는 욕망도 만들어, 살 필요 없는 것도 사게 만드는 거라고 생각하면, 지금 저 광고가 만들어 파는 욕망은 무엇인가. 


행복한 가정이다. 

얄팍한 목적에 이렇게 거대한 욕망을 결합시키다니, 정말 효과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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