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코의 미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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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젊은 여자였을 때, 나는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의 선택에 왈가왈부하는 사람들에게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을 거다. 

세상의 부조리함이나, 세상의 악함에 내 책임은 없다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가끔 젊은 내가 무슨 말을 했었던지 다 늦게 후회한다. 

선택할 수 없는 것들도 있으며, 나의 선택들이 가끔은 더 나쁜 세상에 일조했다는 걸 안다. 


소설은, 대개 젊은 여자가 화자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무력하고, 무해하고, 무책임하다. 

대개는 피해자고, 가끔은 가해자면서도 용서받았다고 생각한다. 

선량하고,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한가득이다. 

오해를 바로잡지 않는 사람, 관계를 악착같이 붙들지 않는 사람, 그저 먼 과거로 추억하는 사람. 

관계를 바로잡기보다 자신을 파괴하는 사람. 뒤늦게 후회하는 사람. 

안타깝고 슬프지만, 그 사람의 무해함이나 책임이 없다는 자기변명에 동의하고 싶지는 않다.


배경이 외국이거나, 외국인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은 것도, 내가 가지는 2,30대 젊은 여성에 대한 어떤 이미지를 강화시킨다. 나보다, 세계화된 세대라는 생각도 하지만, 역시 촌년인 나는 먼 곳을 선망하는 마음은 현재, 이곳의 자신의 삶을 갉아먹는다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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