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해서, 고졸인 동료에게 학번을 물은 적도 있고, 공대 여자,에 대한 농담을 한 적도 있다.
칭찬이니까 괜찮다고 얼굴이나 몸매를 말하는 상사들보다 나라고 조금도 더 낫지는 않다.
주말에 해피투게더 재방송을 봤다. 최고의 한방을 홍보할 목적으로 나온 연기자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덕화에게 무엇을 물었더라. 이덕화가 이순재선생님한테 들은 말이라며 전했다. 선생님께, 어떻게하면 선생님처럼 오랫동안 일할 수 있을까요?라고 여쭸더니, '나는, 말을 안 해'라고 대답하셨다고 한다. 그럴 듯한 성대모사에 한바탕 와르르 웃었고, 이어서 이덕화가 부연설명을 했다. 대기시간이 길어지거나, 젊은 배우가 늦거나, '다 그럴 만한 사정이 있겠거니'하고 말을 하지 않는다,라고.
그저 '말을 안 해'라는 말만 들었을 때도, 그렇지, 말이 많으면 실수도 많지, 그러면서 고개를 주억거렸는데, 부연의 말을 듣고는 '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겠거니'가 살면서 얼마나 어려운지 아니까, 아, 그렇구나, 싶었다.
다 그럴 만한 사정이 있을 테니, 하고 싶은 말이라도 한 번 더 생각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