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시대를 건너는 힘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읽으면서, 종교적이라는 생각을 계속 했다. 아, 기독교적이야. 악을 묘사하기 위한 인용과 악이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이야기들이 '기독교적'이라고 느꼈다. 관계를 결여한 공허 속에서 악이 창궐한다는 이야기 자체에는 공감할 수 있으면서도, 그 모든 맥락이나 설명들이 나의 무언가와 충돌한다고 느꼈다. 예전에 '악'을 병으로 묘사한 책을 본 적도 있었고-'거짓의 사람들'-, 기독교의 어떤 태도에 경계하는 심정이 있어서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걸 예전에 생각해봤던 적이 있는데, 싶어 묵은 일기를 뒤적였다. 


'15년 4월의 일기에 이런 질문들,이라고 끄적여 논 게 있더라. 

맥락은 다르지만, 붙여놓는다. 


약함이라는 악함,

- 삼척 나갔다가 시온성교회,의 전단지를 보았다. 자신의 주인을 '자기자신'이라고 하지 말고, 자신의 주인의 자리에 '주예수'를 앉히면 인생이 삶이 편안할 거라는 설득.

- 예전에 장에 가서, 집에 자꾸 쌓이는 비닐봉다리주면서 담아달라고 했더니, 아주머니가 '돈내고 사가면서, 새 거에 담아달라고 하라'며, 얕잡아보일 거라고 하심. 그런 건가 싶어서.

- 자신을 약하다,고 정의하는 순간 어떤 '악함'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생기나 뭐 이런 생각을 함


인간은 약하다,는 말도 진실이고, 인간이 강하다,는 말도 진실이다. 전자의 인간이 관계성을 결여한 인간이라면 후자의 인간은 관계를 회복했을 때다. 스스로를 약하다거나 강하다거나 하는 믿음은 나 자신을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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