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리모컨을 빼앗기고, 아이들이 보는 만화를 같이 본다. 

파파독,은 참 문제적,이야,라고 보면서, 우리나라 만화에서 아빠는 백수거나(신비아파트), 개여야(파파독) 겨우 아이들과 함께 있을 수 있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거진 마지막으로 달려가는 이 파파독은 남편에게도 그런 동감을 불러일으키는 지경이었다. 

파파독,에서 아빠는 신기한 개조각상을 선물로 받았다가 잃어버려서 개로 변한다. 개로 변하는 순간을 목격한 딸만이 아빠가 개라는 걸 알고, 아빠와 텔레파시로 이야기하면서 돌본다. 딸이! 아빠를 돌보고, 개로 변한 아빠도 할 수 있는 한 딸을 돌본다. 학교에 개인 채로 출동하고, 젖먹이 쌍둥이 두 동생을 돌보며 일하는 엄마가 어쩔 수 없이 소홀해진 자리에서 역할을 하는 거다. 시즌2가 시작하고 어제는 아빠가 드디어 개 조각상을 찾아서 사람이 되었다. 그런데, 개로 변신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휴가로 처리했던 직장에 다시 출근하면서, 아빠는 딸을 보고 싶다면서도 늦어지는 회식에 집에 갈 수 없는 지경인 거다. 내가 투덜거릴 때는 듣고 말던 남편이 어제의 전개에는 '이야, 이런 문제적인 내용이라니'하는 지경이었다. 다음 편 제목은 심!지!어! 아빠의 선택!이다. 예고편에서 딸은 아빠가 파파였을 때가 좋았어,라고 투덜대고, 아빠는 그럼 어떡할까 고민이라는 걸 할까 싶은 지경. 이건 뭔가, 싶다. 인간인 채로, 엄마가 감당하는 만큼의 경제적 책임을 지는 채로, 아빠는 아예 아빠노릇이 안 된다는 건가. 인간이 되었습니다,로 끝날 줄 알았지, 이렇게 까지 전개되리라고는 예상못한 나는 당황했다.  

인간인 아빠보다 개인 아빠가 낫다고 생각한다면 정말이지 심각하게 병든 사회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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