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의 딸 잉그리드 베탄쿠르
잉그리드 베탄쿠르 지음, 이은진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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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데, 재미있다고 말하기 미안하다.

울면서 읽었는데, 그래서 더욱 저항하게 된다.

사람마다 감동하는 순간이 다르다. 나는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잃지 않고, 희망을 버리지 않는 그런 사람을 볼 때 감동한다. 그래서, 나는 커피 캔의 밀짚모자 쓴 농부와 당나귀 정도로만 알고 있는 이 콜롬비아라는 나라에서 마약 카르텔에 대항하는 여성 정치인의 자서전을 보면서 울었다.

그러고는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2002년 대선 당시 반군에게 납치되어 아직까지 억류 중이라는 이 여성정치인의 현실까지 본 다음에 나의 감정이 지나쳤다고 정리하려고 했다. 아, 이건 자서전이야. 모든 정치가들이 그러하듯이, 자신의 생각과 업적을 포장하여 내어놓는, 자서전이라고. 적당히 필터링해서 읽어야 한다고.

그런데, 이 자서전, 정말 재미있다. 성공이란 걸 완성한 어떤 정치가가 펴낸 회고록이 아니고, 진행형의 정치인이 자신이 정치에 입문하게 되는 배경부터 상원의원이 되기까지 가족이 협박당하는 정치상황까지, 지금의 정치를 고발하기 위해 쓰여진 이 책은 소설보다 흥미진진하다. 글도 매끄럽고, 구성도 흥미진진하다.

이 사람이 다시 정치를 할 수 있기를 그래서, 흥미진진하지는 않더라도 파란만장했던 자신의 일생을 회고하는 그런 책을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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