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조 사코 지음, 함규진 옮김 / 글논그림밭 / 2002년 9월
평점 :
품절


만화책을 여러날에 걸쳐 읽다니, 나 답지 않다.

그러나, 만화책,이라고 부르기에는 말이 너무 많다. 게다가, 나이먹을수록 보기 버거워지는 무척 사실적인 이야기들이다.

내 안에 에너지가 가득할 때는,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고 내가 어둡게 변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그 에너지가 한 풀 꺽인 채라면, 이런 이야기는 내 맘을 어둡게 하고, 나도 어둡게 하고, 그래서 안 보고 싶어진다.

알아도 할 수 있는 게 없는데에 더하여, 결국 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가 되는.

명백히 부당하고, 잘못이란 걸 알면서도, 그저 자신의 삶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에만 관심있어서 이제 듣고 싶지도 이야기하고 싶어하지도 않는 그 이스라엘의 여자들처럼, 나도 그런 사람이라는 걸 아니까.

그저 내 손에 총이 없고, 내가 직접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것도 아니라고 나는 아무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걸 또 내가 아니까.

보통은 이런 사람들에 의해서 직접 손에 총을 든 사람들이 행하는 이해할 수 없는 폭력이 정당화되고 계속된다는 걸 또 아니까.

 불편한 채로 책을 덮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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