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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나? - 이슬람 Islam ㅣ 아주 특별한 상식 NN 8
지아우딘 사르다르.메릴 윈 데이비스 지음, 유나영 옮김 / 이후 / 2007년 7월
평점 :
나는, 이슬람에 대해 나쁜 인상은 아니다. 우선, 만날 일이 없는 채로 어느 날 들은 이야기가 '이슬람에서는 이자를 받으면 안 된대'였다. 고리 사채에 시달리는 이야기들에 둘러싸여 '친한 사이일수록 돈은 빌려주면 안 돼'고, '빚보증은 절대 안 된다'는 식의 조언들로 관계들이 절단나는 세상에서, 어떤 종교는 아예 '이자'를 받지 말라고 한다니 참으로 훌륭하지 않은가, 그런 거다. 한참 도심개발로 극심한 철거가 진행되고 있을 때 들은 이야기는, '이슬람에서는 이미 지어져 사람이 사는 집은 부수지 못한다'는 거였다. 이런 이런 이야기를 듣고, 나는 서구의 기독교도들이 묘사하는 것보다 훨씬 더 훌륭한 종교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거다.
이 책은 영국에서 출간된 NO-NONSENSE 시리즈의 8권이고, 애초에 보편적이랄 만한 기존 관점에 다른 관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나는 애초에 이슬람을 나쁘게 생각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뭘 알고 있는 건 아니라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종교에 대한 이야기, 이슬람 문명의 흥망성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특히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다.
이슬람에서는 하느님이 스물 다섯 명의 선지자를 보냈고, 선지자 마호메트를 마지막으로 더이상 선지자는 없다고 하셨단다. 그러니까, 그 스물 다섯 명에는 아브라함도 모세도 예수도 포함되어 있다. 구약이나 신약을 몰라도, 온갖 매체를 통해 그 이름을 모를 수 없는 나는 이런 설정이 너무 즐거운 거다. 그래 세상 모든 신을 그래 있다 치고,로 시작하는 나는, 신들의 마을에서 하느님이 선지자를 보낼 때마다 부처님이 옆에서 '도대체 그런 고달픈 일을 왜 하느냐'라고 물을 거 같고, 공자님이 '인간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면 모두 소용없다'며 혀를 끌끌 찰 것도 같다. 아마도 하느님이란 신은 신 중에서 그래도 젊고 패기에 차서 인간을 구제할 수 있을 거라고 선지자를 보냈겠지만, 결국 거듭된 실패로 스물 다섯이나 보내놓고 아 최후의 경전을 보내고도 이런 세상을 보고 있겠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