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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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혹은 어떤 사람은 둘 중 하나로 충분하다.

그런 생각을 한 것은 '대한민국사'를 쓴 한홍구 교수를 만날 기회가 될 때, 내가 그렇게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또 정작 그 분이 이야기하시는 동안 책을 읽던 때보다 즐겁거나 좋지 않다는 걸 깨달으면서였다. 책으로 충분했다. 이 때 내가 한 생각은, 교수님은 책으로 읽으니 더 좋은데, 책으로 본 얘기 얼굴 보면서 듣는다고, 더 좋지 않은 걸, 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는 이 책을 소개하는 티비프로에서, 한비야씨가 이야기하던 생각이 났다. 물론 거기서 한 이야기는 이 책 전체보다 짧지만, 이야기를 듣는 편이 책보다 훨씬 좋다. 아주 훌륭한 글솜씨가 아니니까, 게다가 사람이 전해야 하는 바쁜 마음이 앞서면, 그런 감정들이 뒤섞이면 잘 쓰던 사람도 쉽지 않으니까 그런 것을 이해한다. 그런데도, 역시 책을 모두 읽고 난 다음에도 여전히 같이 이야기를 하고 싶지, 다시 책을 읽고 싶지는 않은 걸, 한다. 내가 한비야님과 대화를 나누게 될 일은 아마도 없을 테니,  내게 부족한 열정이란 걸 충전하려고 혹시 또 책을 집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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