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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의 리더십 - 몸을 낮추어 마음을 얻는 법
김경복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회사에서 멘토링이란 걸 한다. 멘토링이 뭔지, 뉴스에도 나왔다는데, 뉴스에서 본 기억은 없다. 나도 그 멘토링에, 멘토가 되어 잘 만나주지도 않는 신입직원 하나를 맡았다. 그래서, 이 책을 받은 것이다. 회사에서 멘토의 자질향상을 위해 제공한 책이다. 책날개를 펼칠 때 살짝 선입견이 생긴다.
아, 한전(우리 회사의 최대 주주사) 교육원장이 쓴 책이야?
그러고는 목차를 통해 책이 전체적으로 줄거리를 가진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란 걸 알고, 관심이 가는 주제부터 펼쳐 쪽글을 읽는다. '여성 리더십의 특장점'이 바로 그 글. 아 그런데, 그 선입견은 강화되고, 책에 대한 인상은 끔찍하다. 여기서 예로 든 '여성 리더십의 특장점'은 생글생글 웃으면서 일찍 들어와 선배들의 책상을 걸레질하고, 시키지 않아도 차를 내오는 것이다. 아, 정말이지 싫다.
두번이나 인상을 구긴 이 책이 좋으려면 무언가 대단한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짧은? 쪽글들을 묶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쪽글의 주제를 알 수가 없다. 그러니까, 회식자리에서 간부가 좋은 얘기를 많이 하시기는 하는데, 아, 도대체 뭔 소리람, 싶어지는 것이다.
그래도, 나름 좋았던 조언도 있었다고 찾았는데, 아, 워낙 제목이랑 상관없어서 진짜 이 책에서 본 게 맞는가, 혹시 다른 책에서 보고 이 책이라고 착각하는 건가, 뭐더라. 이러면서 겨우 찾았다. 그렇지만, 다섯 페이지의 글 중에 좋았던 부분은 한 페이지 정도이고, 나머지는 도대체, 왜 이런 얘기를 하는 거지, 싶은 것이다.
이런 글들은 정말이지 슬프다. 의도가 훌륭하고, 이 분도 나름 훌륭하겠지, 생각은 하는데, 이렇게 중언부언하는 말씀, 혹은 세상 어디든 돌아다니는 좋은 얘기들을 그러모으긴 모았는데 하나의 좋은 주제로 엮지 못하는 데에는 짜증말고 닥치는 게 없다.
정말이지 더 이상은 읽을 수가 없다. 아무리 깍듯한 경어라도 어쩔 수 없다구요.
P.S 나름 좋았던 조언은 이것이다. 이 조언을 듣자고 하릴없이 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을 테니, 그저 이렇게 요약한 걸 읽으세요, 하는 심정으로 적는다. 간부의 단계마다 다른 걸 가져야 한다,는 것. 과장에게 요구되는 것이 전문성이라면, 부장은 전문성을 버려야 한다고, 더 중요한 것은 포용력, 자신의 부하직원을 자기수준의 전문가로 만드는 자질, 같은 거라는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