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를 읽다 - 공자와 그의 말을 공부하는 법 유유 동양고전강의 3
양자오 지음, 김택규 옮김 / 유유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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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자님,이 훌륭한 사람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너무 오래된 책이라, 끝도 내지 못하면서, 그저 세계 4대 성인, 중에 자신을 숭배하라고 하지 않은 유일한 분이라서, 정말 훌륭한 사람일 거라고 생각한 거다. 모두 자신이 하는 말을 훌륭하다고 해주고, 자신을 따르는 제자들이 셀 수 없이 많고, 또 그렇게 자신의 이름이 높은 데도, '교주'따위가 되지 않을 수 있다니, 정말이지 훌륭한 사람이 아닌가고 생각한 거다. 늘 읽으려고 해도, 언제나 그놈의 한자와, 너무나도 지당하신 말씀이라서, 잘 나아가지지 않는데도 그랬다.

이 책은, 아마도 아무개,님의 서평을 보고 골랐을 거다. 그리고, 참으로 얇다며 깜짝 놀라면서 읽기 시작했다.

 

읽다가, 눈물이 났다.

3년의 상례가 지나치지 않냐고 물어보는 제자,에게 너는 부모를 잃고 1년이 지난 다음에, 좋은 옷을 입고, 편안하게 지내며,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 마음이 편하겠느냐, 라고 묻는 선생님. 그렇다는 단호한 대답에 그렇다면 그렇게 해도 된다고 말하는 선생님이 공자다. 대답을 그렇게 하고, 그 대답에 의기양양 나섰을 제자의 뒤에서 다른 제자들에게 태어나서 3년은 조건없는 보살핌을 받아야 했고, 그런 사랑을 부모가 또 했을 텐데, 어떻게 마음이 편하다고 할 수 있지, 라며 '그 아이는 사랑을 받지 못했던 건가'라고 묻는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났다.

 

내게도 유교는 제사와 어머니의 희생으로 떠받쳐지는 여성착취의 어떤 것처럼 -호주제 폐지 결정에 시위를 하는 유림들처럼-, 지나친 형식들로 삶이 사라지는 어떤 것처럼 고리타분한 어떤 것의 이미지가 물론 있다. 하지만, 공자의 말이 수천년을 지나서 여전히 살아남는 이유는 어쩌면, 마음 때문이다. 사람에게는 마음이 있고, 공자는 자신의 마음이 형식과 일치하도록 노력했던 사람이었고,  마음이 그게 아니라면 굳이 형식을 주장할 필요조차 없다고 말한 사람이었다.

 

과거의 문명을 그리워한 사람이었지만, 귀족의 제왕학을 차별없이 가르칠 생각을 한 스승이었고, 서로 다른 제자를 말할 때 서로 다른 수사를 사용하고, 신중한 제자에게는 격려를 무모한 제자에게는 신중함을 독려하는 대답을 들려주는 스승이었다. 그런 스승이라서, 아마도 제자들이 그를 위해 말씀을 남기고, 또 그 말씀들이 지금까지 살아남아 있는 걸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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