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와이프 2.0 - 커리어 우먼의 반란, 왜 그녀들은 집으로 돌아가는가
에밀리 맷차 지음, 허원 옮김 / 미메시스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어지러워서 겨우겨우 읽어가는데, 마지막 두 장쯤 남겨놓았는데, 열살 딸이 '엄마 거의 다 읽었네, 내용이 뭐야?'라고 물었다. 아, 이제 딸아이에게 이걸 정리해서 브리핑해야 하는 지경이라, 웃움이 터졌다.

 

이벤트에 안 걸렸으면 안 읽었을 것이다.

제목은 '정부 3.0'을 연상시키는 '하우스 와이프 2.0'이고, 광고의 메인 문구는 '커리어우먼의 반란, 왜 그들은 가정으로 돌아가는가'이다.

모든 발언-책이건 블로그건 SNS건-은 '자기 삶의 변명'이라고 생각하는 나는, 예쁜 인테리어 블로그,를 그래 구경은 하지만, 내가 못하는 건 깨끗하게 포기하는 축이고, 그 사람들이 왜 직장을 때려치고 가정으로 돌아갔는지,안 궁금했으니까. 그런 고민 '버티는' 나도 끊임없이 하고 있는 거니까. 넘쳐나는 프리랜서 찬양-나는 회사다닐때 정말 열심히 했고, 일도 잘했다, 지금 이제 무의미한 직장 때려치웠고, 하고 싶은 일을 또 그렇게 열심히 하고 있다-이 또 끔찍했으니까. '아, 아이를 낳고 육아기 단축근로를 할 수 있어요? 회사 되게 좋네요' 라는 언급에도 공연히 방어적이 되는 나를 나도 아니까. 언론의 그런 찬양-KBS 저녁 생생 정보,에 주부의 창업꼭지가 있다-?, 부응, 이 안정적인 직장에 대한 지지여론을 갉아먹는다고도 느끼니까-그렇다. 이건 피해망상이기는 할 거다-. 뭐, 일반해고가 들어오면 머잖아 나도 그런 블질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긴 하다. 

 

이반 일리치,를 언급하며 가정을 지키는 '혁신 주부'가 직장문화에 대해 말할 때, '남편을 사랑한다며? 남편은 왜 거기 두고, 너만???'이라고 질문하고 싶었으니까.

 

이벤트에 걸렸다고 꾸역꾸역 읽고는, 책이 어지럽다고 생각하지만, 또 내가 예상했던 결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가졌던 의문이나, 기분 나빠하는 태도,를 오히려 설명해주고 있는 거라고도 생각한다. 제목이나, 광고는, 책과 잘 안 맞는다.

 

가정,도 중요하고, 삶도 중요하고, 경제적 자립,도 중요하고.

삶은 균형을 잡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 딸아이한테 브리핑은 못 할 거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