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 확률 높이기 프로젝트 - 지옥에 가기 싫은 한 남자의 요절복통 종교체험기
위르겐 슈미더 지음, 배명자 옮김 / 펜타그램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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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교,가 없다. '죽으면 끝이지'라고 말하는 부모 밑에서 자랐다. 가장 가깝다면 아마도 유교나, 다신교?지 싶다. 기독교/카톨릭은, 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죄인'이라고 해서 싫고, 불교는 이 좋은 생을-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 마치고 우주 속에 소멸하는 것이 최고의 경지라서 싫었다. 아무 것도 없는 '무교'인 채로 지내는 것이 불편했던 것은 아니지만, '파이이야기'에서 파이가 세 종교지도자를 길에서 맞딱뜨리는 장면을 가장 즐겁게 본 나는, 모두 안 믿는 것처럼 모두 믿는 것도 좋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채로 '나는 읽는다'(문정우)에서 이 책 소개를 본 거다. 세상 모든 종교를 탐색하는 이야기,라면서 권했다. 나는, 음 그래 대충이나마 유교와 불교와 기독교를 알지. 그래, 전세계 종교라 궁금하군. 

 

이러면서, 책을 받아 펼쳐 읽기 시작했는데, 시작하고 얼마 안 있어, 알아차렸다.

종교란, 이런 대상이 아니다. 파스칼의 유명한 명제 '사후 천국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신을 믿는 것이 확률적으로 이득이다'-정확하지는 않다. 있다면 천국에 갈 수 있고, 없으면 그만-에서 딴 '구원확률 높이기 프로젝트'라는 말부터 거슬렸다. 무언가 업무나 혹은 얄팍한 처세술처럼, 느껴졌다.

'종교'라는 것을 그렇게 대하는 순간, 종교,는 그렇게 변한 것 같았다. 무언가, 광고전단지처럼, 저자도 자각하고 끊임없이 경계하는 그 태도가, 어쩔 수 없이 드러난다.

게다가 유일신,신앙을 가진 사람이 도교나 유교에 갖는 경외감을 듣는 것은, 종교가 없고 다신교,에 가까운 내게는 시큰둥하다. 무언가, 내 것이었는데 에둘러 내게 온 것처럼 짜증도 났다.

 

나는, 신에,대한 믿음,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영화 '호그파더'에서 말한 것처럼, '이빨요정'을 믿는 마음부터 시작된다는 '사랑'과 '우정'이나 뭐 그런 믿음이 나한테도 있다. 믿음,으로도 구체성을 가진다고도 생각한다. 그래서, 믿는 만큼, 모든 신은 아마도 존재한다고도 생각한다.

이런 책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는 어렵다.

책 속에 크고 다른 색깔로 편집한 대목들은 남이 쳐 둔 밑줄처럼 거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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