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양식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5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행복은, 결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언제나 결심한 대로 느끼는 것은 아니고, 행복, 그 자체가 선도 아닌 거 같지만. 결국 행복하던지 아니던지 사는 건 쉽지가 않다. 


책 속에서 버넌 데어에게 고모가 '데어 가 사람들은 행복하지도, 성공하지도 못해, 잘 살지를 못하지'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나는, 누구든 안 그럴까. 싶었다. 데어 가 성향의 대척점으로 묘사된 버넌 데어의 어머니라도 행복,했을까, 싶다. 

긴 드라마를 본 기분이다. 옛날 사람들의 오락이니까, 결국은 현대인의 드라마였던 거다. 그래도 책이라고 장면을 상상하는 수고를 할 뿐. 결국 드라마를 보는 것. 

봄에 나는 없었다,나 딸은 딸이다, 장미와 주목, 보다 공명하는 부분은 적다. 천재성에 자신을 내어준 예술가와 그의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나는 천재성이나 광기에는 언제나 의구심을 갖는 인간인 거다. 이야기는 흥미진진하지만 구경꾼이 되어, 그 시대의 풍경들을 본다. 유서깊은 대저택과 런던의 사교계, 결혼을 통한 거래. 예술가들의 파티 같은 거. 

구경꾼의 감상이라면, 어떤 삶도 쉽지 않다. 

안락함에 길들여졌다고 비난받는 넬도, 항상 위험한 사랑에 매달리는 조도, 결국 사랑하는 사람의 선택을 받지 못한 제인도, 시배스천도, 결국 천재적 재능에 자신을 내어준 버넌도 그 어떤 삶도 쉽지는 않다. 돈이 많아도, 적어도, 사랑을 얻었어도, 잃었어도, 재능이 있어도 없어도 그 어떤 삶도 쉽지는 않다. 행복은 정말이지, 데어의 어머니처럼, 진실에 반쯤은 눈감고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사는 와중에야 겨우 잠깐 얻을 수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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