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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웜 2 ㅣ 코모란 스트라이크 시리즈 2
로버트 갤브레이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문학수첩 / 2014년 11월
평점 :
마지막 장을 넘기지 못한 조지 오웰의 '왜 쓰는가'에서 내가 동의한 부분은 '허영심'이다.
글을 쓰는 허영심. 발언하고 싶은 욕구, 와는 별개로 존재하는 그 허영심,이 글을 쓰게한다는 말이었다.
이 책 속의 작가들, 그리고 금세 본명을 밝힐 수밖에 없었던 롤링조차, 그런 허영 덩어리다.
이야기는 책판에서 한 발만 떨어져도, 아무도 관심없을 이야기들을 모아, 판타지소설을 썼다는 실종작가를 추적하는 이야기다.소설을 한 권 완성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모르는 바 아니니, 장하다고 해야 할까, 왜 이렇게 쓸데없이 장황할까 욕해줘야 하는 걸까. 심난하게 읽었다.
처음 실종이던 사건이 살인사건임이 드러나고, 실종작가의 소설대로 이루어진 범행에 미출간 소설을 읽은 사람들이 용의선상에 올라 차례차례 조사된다.그러고도 고전적 방식으로, 공개적인 자리에서 범인을 모욕함으로써 실토하게 하는 식으로 사건을 정리한다.
결말조차 동의가 안 되어 다시 되돌려 읽었다. 되돌려 읽고도, 나의 오해나 착각이, 쉬이 인정되지 않았다. 남편조차 그런 착각을 했다는데 안도하면서, 작가 잘못으로 결론지었다.
그건 장황한 우회로 때문이거나, 한심한 편견 때문이거나, 내가 작가만큼 그런 식의 편견이 없어서 범인의 열등감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일 거다.
설정의 자극성을 유지하기 위해 공연한 짓을 했다는 생각이 드는 데다가, 계속 물음표가 남는다.
도대체, 허영덩어리 작가는 왜 이런 식의 편견을 가지고, 이런 설정의 범인을 심지어 '설득력도 없이' 만들어 낸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