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주노 디아스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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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는 결국 이렇게 밖에 기록할 수 없는 게 아닐까. 

과거와 현재가, 현실과 환상이, 이곳과 저곳이 뒤섞이고, 무언가 논리적인 걸 기대할 수 없는 '소설'로 밖에 기록할 수 없는 게 아닐까.

논리적이기에는 현실감이 없는 이야기. 

이해하기에는 이해할 수가 없는 이야기. 

이입하기에는 지나치게 초현실적이라서 이런 식의 묘사만이 겨우 가능한 게 아닐까, 생각했다. 

인간이란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언제나 늘 잊지 않으려 하지만, 역시 그래도 그런 자들이 권력을 쥐고 행하는 일들은 놀라워서, 그 속에 휩쓸리는 사람들의 괴로움은 또 역시 놀라워서 이입하기도 물러서기도 애매한 지경이 되는 것이다. 

칼처럼 자를 수 없는 사람의 삶에서 나라와 나와 가족이, 결국 가족이 무너지고, 병들어버리는 그 역사는 결국 소설로밖에 묘사할 수가 없는 거라는 생각.


만만치 않은 기억을 가진 우리나라에서, 독재자에 대한 흠모가 결국 독재자의 딸을 권력의 정점에 앉힌 여전히 현재형인 우리나라에서 이게 지금 나와 내 가족에게 벌어지는 일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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