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 철학이 묻고 심리학이 답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진실
로랑 베그 지음, 이세진 옮김 / 부키 / 2013년 12월
평점 :
판매중지


이 책을 산 건, 아직도 그 영상이 생생해서다.

보건복지부장관으로 지명된 유시민이 섰던 국회의 청문회에서 지금의 새누리당인 그때의 한나라당은 그가 내지 않은 적십자회비 5천원을 말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지나치게 빡빡한 도덕의 잣대를 들어 사람들을 난도질하던 언론과 정치는 그렇게 결국 다시 정권을 잡았다. 그 뻔뻔함에 할 말을 잃게 했던 것이 언제적 일이라고 당장 정권이 바뀌고 청문회장에 섰던 그 많은 인사들은, 법적으로도 불법인 행위들을 '선물'이거나, '관례'라고 말했다.

 

내 자신이 그리 흠결없는 사람이 아니란 걸 아는 나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저렇게 순전한 태도로  그토록 도덕적인 가치를 말하는 것에 어떤 진심은 있는 게 아닌가, 정말 잘못은 잘못이 아닌가, 하며 그리 모호한 태도로 그 십년을 보낸 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 난파선에 탄 것처럼 잠 못 자는 날들이 쌓이면서 이 책을 읽고 싶어졌다.

 

익숙한 심리학 실험들이 나온다. 권위주의에 복종하는 성실한 사람들이, 도덕성을 상기하고 자신의 손을 씻은 남들보다 자신이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생각하며 더 단호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이. 또래집단을 모방하고, 힘센 사람을 모방하고, 그러면서 사회에 속하고 싶어하는 그런 사람들이 나온다.

 

권력이 없는 나는, 그래서 언제나 순종을 요구받은 나는, 결국 그런 사회에 속했던 거다.

강자인 저들은, 권력을 가진 저들은, 그래서 언제나 그런 모든 것들을 당연히 누렸던 그들은, 결국 그런 사회에 속했던 거다. 전혀 다른 도덕률로 작동하면서, 그런 행동들을 용납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회에.

사회는 나와 저들로 결국 구성되고, 나는 결국은 타인을 위해서만 싸울 수 있는 사람들을 통해서, 결국 다른 세상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