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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日1食 - 내 몸을 살리는 52일 공복 프로젝트 ㅣ 1日1食 시리즈
나구모 요시노리 지음, 양영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평점 :
좋. 겠. 다.
저자도 말하지만 이건 성장기 어린이나 가임기 여성을 위한 방법이 아니라, 배가 나오기 시작한, 더 커지면 땅땅해져서 운동화끈도 못 묶게 되는 사십대 남성을 위한 방법이다. 그래서, 지금 배가 슬금 슬금 나오기 시작한 남편에게 나는 건강을 권하는 모범적인 아내의 태도를 가장하여, 실상은 밥상을 앞에 두고 마음 졸이는 내 자신의 걱정을 덜어보려고 한 것이다. 남편이 이 책을 보고 설득되어서 실천하기만 한다면 나는 정말 좋겠다,고 생각하고 책을 샀다. 그런데, 남편은 읽지도 않고, 내내 1일 1식을 설파한 나에게 "1일1식은 너나 하고! 뭐 먹을 걸 내놓으란 말이다!'라고 소리쳤다.
아무튼 나는 1일 1식에 설득되었다. 많은 일본인 저자들의 책처럼 잡스럽고-근거따위 밝히지 않는다, 논문이 아니니까- 가끔 뒤죽박죽이라고 느끼지만 나는 설득되었다. 하루 한끼, 버리는 것 없이 전체를 먹고, 일찍 자고, 물도 부러 마실 것 없고, 운동도 부러 할 것 없이, 배고프고 추운 걸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했다. 나의 성향은 이미 그런 것이니까. 아침을 굶으라는 말에 흔쾌히 동의한 적 없지만, 물 좀 마시라는 말이 언제나 잔소리처럼 귀찮았고, 따로 운동하러 차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이상했다.
가끔 이 의사선생님이 말하는 것이 건강한 '개인'에 대한 조언이라기 보다, 아 '인류'의 생존에 대한 말이구나 느껴지기도 했고, 그 큰 고민들을 모두 담아 1일 1식이라는 말로 함축한 것이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작게 먹고, 작게 쓰면서, 지구에 덜 부담주고, 내 생이 지나가도록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