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부모 -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
이승욱.신희경.김은산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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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은,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펼쳐진 지옥도를 보고 있자니, 그저 답답해서 할 말을 잃는다.

너무 기이한 지옥도라서, - 숨구멍이 막힌 아이들은 성적을 올려놓고 담배를 피우고, 또 숨구멍이 막힌 부모들은 아이를 팔아 자신의 불행을 변명하거나 불륜으로 방어한다-  도대체, 인간은 개인은 무엇을 정말 선택하거나 할 수 있는 존재인가 생각한다.

아이는 원하지 않고, 부모는 행복하지 않은데,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들여다보자니, 내가 다 미칠 지경.

어느 게 먼저일까, 생각한다. 제도가 먼저일까, 행복하기로 결심한 사람들의 행동이 먼저일까.

어제는, 노조위원장 대행이 조합원과 멀어진 거리를 좀 당겨보고자 설명회를 했다. 좀 더 다가갈테니 다가와주십사, 읍소하는데, 조합원의 항의가 뒤이어 닥친다. 집행부는 메일만 보내고, 당장 상사는 요구하는데, 내가 거기에 저항하는 게 쉽겠는가, 하고. 그런데도, 나는 살짝 집행부에 이입하는 게 있어서, 그래도 항의하지 않는다면, 당신이 그것을 싫어한다는 걸 집행부는 어찌 알 게 됩니까, 하고 생각만 한다. 집행부가 메일만 보낸 걸 잘했다는 게 아니라, 노동조합처럼-심지어 조합비로 고용했으니, 일은 잘하고 나를 귀찮게 하지말라는 글도 올렸다고는 하더라만- 힘,이란 게 아예 구성원 하나하나로부터 나오는 이런 조직에서 수동적이기만 한 개인을 만나는 것에 대하여 생각하는 거다.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 부모노릇은 '이렇게 하는 거'라고 정해진 게 아닌 이상, 행복해지기로 결심한 사람은 행복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어떤 삶을 원하기에 현실을 이렇게까지 불행한 채로 내버려둘까. 그러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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