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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삼킨 아이들 ㅣ 창비아동문고 218
김기정 지음, 김환영 그림 / 창비 / 2004년 12월
평점 :
'금두껍의 첫수업'이라는 단편동화집을 무척 재미있게 읽고, 서점에서 작가의 책을 골라들었다.
백년동안 우리 나라에 있었던 일들 사이, 아이들이 부딪친 사건의 결이 판타지처럼 허무맹랑하게, 명랑만화처럼 명랑하게 끼어든다. 구전으로 내려오는 어떤 이야기도 되고, 저승도 용왕국도 나오지만, 주인공은 언제나 어린이고, 어린이의 삶이 있는 곳은 역사의 구비구비 우리 땅이다.
너무 재미나게 읽고는, 이 책을 읽은 어린이가 궁금해 역사책을 집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궁궐에 갇힌 왕이나, 살해당하는 왕비나, 전쟁, 군인이 시민을 겨누었던 사건이나, 이런 것들을 어린이들이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것이 비뚤어진 시각으로 쓰여진 책,이라는 서평에 놀라고 만다. 그 중 어느 대목에 비뚤어진 인상을 받으신 걸까. 이 사건들 중 어느 것이-제주 4.3 사건, 6.25전쟁 와중에 벌어진 미군의 민간인 학살, 광주민중항쟁- 아직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그래도 진실,이라는 지위를 얻지 못한 것일까. 무엇에 비뚤어졌다고 하시는 걸까.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그래서, 우리 역사를 궁금해하고, 그래서, 백덕이처럼 씩씩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