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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벌 - 민주노동당 정파 갈등의 기원과 종말 ㅣ 이매진 컨텍스트 32
정영태 지음 / 이매진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끝냈다. 그런데, 끝냈다고 할 수 있을까. 책 뒤 도표로 정리된 논점별 쟁투의 내용은 보지 못했다. 중간중간 도표로 정리된 정책에 대한 정파간 입장 차도 읽어내지 못했다. 그런데도, 글들을 마쳤다고 '끝냈다'고 쓰고, 다시 읽지는 않을 것이다.
평생을 운동에 바친, 그래 선의로 삶을 굴려온 사람들이 날을 세워 싸우고 결국은 갈라선 과정이 나는 궁금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은 것이다. 대중이라면 아예 모를 그 정치적 파벌이 어떻게 노출되고, 결국 분당으로 이어진 민주노동당에 대하여 궁금했던 것이다.
이건 이미 지나간 일이고, 나는 그저 나의 오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읽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다시 올해의 선거에서 다른 정파와의 연합으로 결국 내가 사랑해 마지 않던 이름의 당이 그 이름을 버리는 순간을 보고, 또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대중 앞에 만신창이의 모습을 드러내는 중에 읽게 되었다. 나는 이런 상황을 바랬던 것은 아니다. 책 속에서 벌어지는 논쟁은 현재진행형이고 나는 책에서 이기기 위해 무시한 과정에 대해 생각한다. 이길지 말지 고민하다가 선택하지 못한 정파나, 결국엔 이길 것이므로 선택하지 못한 정파나.
대중정당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생각하고, 대중정당은 어때야 하는가도 생각하고, 리더십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헌신이나 희생,으로 운동하는 것에 두려운 마음이 되고, 문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생각하고, 과정들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의도와는 다른 결과들과 질 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선택하지 못하는 제도들에 대해서도.
간절히 이기고 싶었던 적 없었던 마음을 간절히 이기고 싶었던 마음에 내어준 지난 선거 다음에 희망을 부수는 당의 내분을 보면서 무얼 지키고 무얼 버릴지 선택하기는 늘 언제나 어렵다고도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