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지지하지 않아서 함께하는 사람이 암살당해서 잠도 못자고 불안해하며 공포하는 그 순간에 한글 창제를 알리려는 왕을 보면서, 민주주의란 얼마나 어려운가 생각한다.
왕을 지지해야 하는 글을 모르는 사람들은 '입이 없'고, 입이 있는 자들은 새 글로 위협받는 자신의 기득권을 놓을 수 없고. 왕은 얼마나 외로울 것이며, 왕은 얼마나 위태로운가, 생각한다. 언제나 답은 더 많은 '민주주의'라고 생각하는 나조차도, 그 상황에서 왕의 선택은 소비자에게 묻지 않는 '스티브 잡스'처럼 그래야 하는 거였다고 생각하게 되는 거다. 상상할 수 없는 걸 결국 보여주어야, 원하는 걸 알게 된다는 애플의 창조자처럼, 정치란 변화란 그런 것인가 생각한다.
지금, 왕이 만든 글자는 너무 쉬워 홀대받고, 역시 기득권 가진 자들은 자기들 손만 들고 자기들 말만 하고, 그래, 시간을 누릴 수 없는 사람은 역시 배우지도 말하지도 못하게, 다른 세상을 꿈꾸지 못하게, 읽지도 쓰지도 말하지도 못하게 세상을 그렇게 고착시키려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