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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나는 돈이 좋다
오한숙희 지음 / 여성신문사 / 1999년 8월
평점 :
품절
내용은 재미있고 글은 쉽게 읽힌다. 교훈적이지만, 참신하지는 않다.
장점 : 내가 한 일에 얼마를 받게될 지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물어볼 수 있다.
- 나는 가난하였지만, 돈에 대하여 초연할 것을 요구하는 아버지를 가졌고, 그래서, 늘 필요했지만 필요하다고 말하지 않았다. 필요 자체를 줄이는 방식으로 돈에 나를 맞춘다. 물론 나의 능력 밖의 구매를 한다거나 하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사람은 또 어떤 태도가 되냐면 자기가 받을 돈을 달라고 말하지 못하거나, 즐거울 일에 쓰는 돈을 필요없는 것으로 구분하기도 하고, 돈이 없을 때 없다고 말을 못해서 기꺼이 차값을 지불했을 친구들을 잃는다.
- 책을 통해 강연비용을 협상하는 자신을 묘사하는데, 나와 다르지 않다는 인상을 받는다. 거침없다,는 인상을 주는 이 아줌마도 이런 소심한 태도를 지녔던 적이 있구나, 와 함께 역시 좀 더 주장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내린다. 그리고는, 엊그제 한 번역의 고료가 얼마인지 메일로 묻기로 결심하는 것이다. '많지 않다'는 언질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그 일에 구체적인 액수를 듣기로 결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질문이 생각보다 무례하거나, 어렵거나 한 것은 아니라는 깨달음도 얻게 되고.
단점 : 빌려달라는데 거절할 수가 없다.
- 나는 돈을 빌리자고 아직까지 말 해 본 적이 없는 거 같다. 친구를 잃을지언정 차값을 빚지지 않는 태도로, 돈이 없다면 필요를 줄이는 태도로, 그러나 돈을 벌기 위해 회사에서 버티는 태도로, 나는 아직 빌려보지 않았다.
- 오한숙희님은 오고가는 돈 속에 깊어지는 우정,이라고 말하면서 자신에게 큰 돈을 빌려주고 보증을 서준 지인들에게 정말 감사하고 있다. 그렇지만, 다시 여러 글을 건너 보면 역시 보통 생활인의 태도로 돈 떼인 이웃의 아주머니를 묘사한다. 게다가, 자신의 돈을 쓰기만 하는 가족들을 묘사할 때는 원망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게 한다. 물론 반성하고 있지만, 역시 사람은 그렇기 마련.
- 그런데도 역시, '그 돈 때문에 나는 그 사람과 우정을 쌓았노라'라는 대목을 보고 나면, 내가 이 친구를 믿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역시 '돈을 빌려주는 것 뿐'이 아닌가 근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