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사월
이스마일 카다레 지음, 유정희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너무 생경해서 판타지 소설을 보는 것 같았다.   

카눈,이라는 고원지대의 전통적 관습법을 바닥에 깔고 있는 소설은, 존재하지 않는 세상의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 같았는데, 실상은 존재하는 이야기. 나를 새삼 먼 곳으로 데려다 준다고 느낀 두번째 소설-첫번째 소설은 '카자르 사전': 묘사된 설화라든지, 상상이 너무 생경해서, 와 신기한 나라구나, 그랬었지-이 되었다.  

그저 손님일 뿐인데도 신의 지위를 주고, 그 손님 때문에 복수의 고리에 얽혀 버리는 과정이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인가 싶기도 한 느낌. 

도시화로 세계의 어디나 비슷해져버린 지금의 내가 보기에, 그건은 이상하기만 한 그래서 판타지같다고 느껴지지만, 죽음까지도 명예보다 가벼운 고원지대의 율법 속에서 개인이 아니라 속한 자로써 살고 죽는 청년을 생각한다. 지금 삶에서 무언가 비어버린 부분 때문에, 나도 마차 속의 귀부인도 그 청년에 흔들리는 것일 거다. 그저 야만,이라고 말할 수 없는 문화적 차이를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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