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 창비시선 211
이면우 지음 / 창비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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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지 않은지 오래 되었다. 시집을 읽어도 마음이 싸하지 않아서, 아, 나의 감수성이란 더이상 시에 감동하지 않는구나, 싶어서, 아, 나는 시를 이해하지 못하겠어, 싶어서, 아름다운 언어들이 구불대는 추상성을 소화하지 못해서, 더 이상 시를 읽지 않았었다. 가끔씩 아주 가끔씩 다른 사람이 잘 골라준 시집을 읽었다가는 다시 역시 조심해야해, 하며 미뤄 두었다. 참 오랜만이다. 시가 참 좋구나, 라고 깨달은 것은. 그림이 그려져서, 그 마음이 전해져서 참 신기한 기분이 되었다. 거미가 집을 짓는 숲길이라던가, 잠자리가 알을 낳는 아스팔트 작은 웅덩이라던가, 어느 옥상에 수북한 담배꽁초까지, 선명하고 뚜렷한 그 감상들이 내게 전해져서, 그걸 전하는 시인의 마음이 전해져서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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