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다운 정원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바람을 묘사하는 작은 소년의 입을 보면서, 이야기를 기다린다. 표현할 줄 모르는 사랑이 미움으로 오해받는 꽉 막힌 가족안에서 여동생이 태어나 갑자기 죽을 때까지, 오빠이면서 아들이면서 손주인 동구가 이 소설의 화자이다. 사랑받지 못했는 데도 사랑하고 있는 마음깊고 따뜻한, 게다가 아직도 '어린' 소년이 거기 있다.

작가의 마음에 들어와서 이 소년을 만나게 했던 난치병 소년의 동생처럼, 절대적으로 부족한 관심 속에서 알 수 없이 깊어진 마음을 가진 그래서 지나치게 안쓰러운 소년이 거기 있다. 서로 사랑하고 있으면서도 계속 상처만 내고 있는, 답답하고 답답한 그런 현실이 거기 있다. 꿈결같은 사람은 또 그렇게 꿈결같이 사라지고, 앞도 뒤도 없어보이는 상황에 길을 내야 하는 것은 자신말고는 없는.

능소화가 어떤 꽃인지 궁금하다. 그 꽃을 안다면, 그 꽃을 사랑하는 동구의 마음도 더 가까이 알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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