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199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도 그렇죠. 그냥 제 성품에는 고를만한 책이 아니예요. 추천으로 읽었는데, 너무 울어서 부끄러웠어요. 어떤 사람이 추천한 거냐면, 조금은 필요에 의해서 친해야겠다, 생각한 사람이 음, 내 취향은 아니네,라는 당신의 취향으로 골라주신 책이지요.

그래요, 제가 좀 쿨한 척 하느라고 혹시 너무 유치하지는 않을까, 혹시 너무 진부하지는 않을까, 너무 교훈을 주려는 마음이 뚝뚝 묻어나는 건 아닐까, 걱정하면서 그래도 내가 이분과 친해지려면 읽는 것도 좋아, 그게 어디야, 하면서 읽은 거지요. 그래요. 그랬어요. 그런데, 가슴이 먹먹해져서 바보같이 울었어요.

메마른 정복의 역사가 드러나지요. 눈물 흘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백인들과 빈 마차를 뒤에 두고 시체를 안고 걷는 인디언들의 묘사는 가슴이 아파요. 정직하고, 가난하고, 사랑이란 걸 할 줄 아는, 필요한 것 이상 자연에서 취하지 않고, 다섯살짜리에게도 '비밀의 장소'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인디언 노부부를 사랑하게 되지요. 작별의 말 대신 '너를 기다리고 있으마'라고 말하는 '이번 생은 좋았어, 다음은 어떨지 모르지만'이라고 말하는, 이 노부부를 알게 된 게 기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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