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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받은 아나키즘
엠마 골드만 지음, 김시완 옮김 / 우물이있는집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누군가에게 장점으로 비치는 것이 내게는 단점으로 보였다. 기대없이 읽었다면, 달랐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아나키즘에 대한 나의 무지를 타파하려는 의도로 이 책을 골랐고, 나의 머리는 기존의 편견을 일정정도 학습하고 있었다. 나는 선언 이상을 원했으나, 그 이상을 얻지 못했고 칭찬 일색의 서평에 부담스러워한다.
사람들을 움직이는 신념, 새로운 공동체의 상이 구현되었기를 원했다. 상상력이나 인간에 대한 믿음을 피력하는 선언 말고. 지금 지구상에서 맥없이 깨어진 평화라는 허상을, 자국민의 안전에 분노하여 자신이 행한 행위를 정당하다고 믿는 우습지만 어쩌지 못한 횡포를 당신의 입장에서는 어찌할 것인지 책에 묻고 있었나보다.
한없이 선량한 한 아나키스트의 저항에 동조하고 눈물짓는 헌사대신에, 그 저항의 바탕과 방향과 미래까지를 나는 원했다. 분명히 맞는 말이지만, 어디에 소용되는지 모를 그런 말들에 난 당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