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치다 도망치다 타다
유미리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0년 4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에세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워낙 그런 글들이 마구 쏟아지기 때문이기도 하고, 무언가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책을 고른 것은 앞서 읽은 사람들의 좋은 평 때문이었다. 이 전에 유미리의 무슨 책을 읽었었더라. 아버지를 죽이는 소년의 얘기를 읽은 적 있는데, 가족시네마도 읽었었고, 또 읽은 게 있나. 그런 책들을 읽고 좋다는 생각 하지 못해서, 유미리의 책에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보니, 지금의 유미리는 여전할까, 궁금해진다. 이 전에 읽은 소설이 너무 냉랭하고 건조하다고까지 느꼈었는데, 그게 에세이 속에서는 지나치게 일찍 나이 들어 버린 어린 아이가 보이는 듯해서 조금은 귀엽고 조금은 안쓰럽다. 소설 속에 비치는 작가는 그런 안쓰러움의 표현 매몰차게 거절할 듯해서, 그런 감정 느끼는 게 차라리 미안하였는데 이건 좀 다르다.

술자리에서, 젊은 어떤 날, 아버지와 어머니, 동생에 대해, 세상의 평판에 대해 말하는 그녀는 내게 더 가까워진다. 여전히 빈털터리여야 속이 편한지, 상상만 하면 창밖으로 집어던질 것 같다던 '자신의 아이'를 대하는 지금의 감정은 어떤지, 애엄마가 되었으니 사랑하는 태도는 좀 변했는지 너무 궁금해졌다. 지금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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