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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SF 걸작선
정영목 엮어옮김 / 도솔 / 199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11개의 SF단편이 수록된 단편선에서 딱 두번째 단편을 읽었을 뿐이면서 무언가 써야지, 생각하는 건 순전히 아이작 아시모프 때문이다.
아이작 아시모프가 과학의 미래를 트랩에 갇힌 것처럼 묘사한 것을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 기억 속의 아시모프는 경쾌하였다. 발전한 과학은 미래에는 일상이 되어 있고, 지금 비행기를 타고 여행하는 걸 묘사하는 것처럼 달 여행을 묘사하고 있었다. 그 일상은 그리고 긍정적!이었다.
그런데, '죽은 과거'에서는 아니다. 소설 속에서 과학은 상품이 되기 위해 작가의 손에 가공되고, 이용을 통제하지 못하기는 그걸 개발한 과학자나 행정가나 마찬가지다. 과학은 폭주하는 기관차고, 자본과 맞물려 상황은 통제불가능하다. 일상적인 묘사는 여전하지만, 그 차가움은 새삼스럽다. 암울한 미래란, 뛰어난 SF란 이런 것이다!
읽으면서 그래서 아시모프가 SF를 쓴 게 아닐까, 라고 생각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아시모프가 묘사한 데로 미래에 새로운 직업으로 과학 작가가 등장해서 그 직업이 누구로부터 시작되었는지 기록해야 한다면, 그건 아시모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