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적 유토피아, 그 대안적 미래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20
김미경 지음 / 책세상 / 200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간결하게 '지금의 가부장제는 여성 뿐 아니라 남성도 착취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은 사회에서 남성은 가정에서 적절한 비중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하면 충분하였다.

그러나, 대안이 제시되었다면 그 대안은 구체적이어야 하고, 방법은 실천가능하여야 한다. 이 순간 길을 잃게 되는 것은 나같은 초짜 페미니스트뿐만이 아니다. 충분히 연구하고 있는 사회학도 교수님도 길을 잃기는 마찬가지여서, '여성주의'라는 이름을 걸고 보여주는 대안이나 방법은 손쉽게 조소당한다.

그 조소는 한 명의 페미니스트가 보여주는 길을 잃은 논리에 대한 것이 아니라, '모든 페미니즘'에 대한 것이 되어버린다. 안타깝지만, 어떤 조직과 마찬가지로, 학문의 영역에서도 '페미니즘'의 입지는 매우 좁아서 어떤 식의 발언도 '대표자'로써 읽힌다.-'여자들에게 고함'(함인희 저)에 보면 조직 속에서 19%를 점하지 못한 소수자는 어느 경우에건 해당 소수자'대표선수'(민족이건 인종이건 성이건)로 인식된다,라는 연구결과를 보여준다.-

제시한 대안은 너무 안전하였고, 대안에 이르는 방법은 지나치게 개인적이고, 균형을 잡으려는 의도는 주장을 약화시키고 있었다. 시스템에 대한-무자비한 자본주의- 반성없이 도달하려는 유토피아는 세상물정모르는 이가 상상하는 미래처럼 대책없었다.

내게도 자신있는 대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성주의적 유토피아, 그 대안적 미래'라는 이 선명한 제목으로 묶인 이야기는 좀 달랐으면 하는 바램이 내내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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