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와 현실사이의 여성들 - 여성주의 문화 이론을 향해
수잔나 D. 월터스 지음, 김현미 외 옮김 / 또하나의문화 / 1999년 9월
평점 :
절판


이런 문화비평서가 그 텍스트로 삼은 것이 처음 듣는 것일 때, 난감함은 말로 못한다. 하나를 이해하기 위해 이름만 주워섬긴 영화가 서너개쯤 되고, 장면이나 이미지 하나 연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 책이 묘사하는 영화들이 내게 그나마 가까운 것은 헐리웃의 영화들이기 때문이다. 헐리웃의 상업영화, 주말 밤의 스릴러, 흔해빠진 치정극, 로맨틱 코미디, 오래된 로맨스, 내가 그 영화들을 따라 흥분했었고, 분개했었고, 유쾌했었고, 가슴아팠기 때문에, 뒤늦게 알아차리는 '음모'라는 것에 흥분하는지도 모른다.

어느 틈에 들어왔는지 알 수 없던 편견이 돌연한 것이 아니었음을. 손에 땀을 쥐고 본다는 주말 밤의 스릴러에 형편없이 묘사되던 여자들이 한 몫 단단히 했음을. 내가 살아가는 동안 피할 수 없음을. 노력하여 매 순간 자각하지 않는다면, 결국 물들고 받아들이고 말 것임을. 알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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