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과장 1
히로카네 겐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6년 4월
평점 :
절판


읽는 내내 나를 떠나지 않은 것은, '일본여자들 참 살기 어렵겠다', '그래, 그래서 내가 야망이 없는 남자를 원하지'..

등장하는 여자들은 술집의 마담이거나, 경리거나, 전업주부이거나, 능력을 인정받는 여직원이라도 커피를 나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내내 나는 '팍팍하여라', '팍팍하여라'하였다. 놀랍도록 관대한 그녀들은 그들이 명예나 부를 성취하는 때, 한때나마 그들의 사랑을 가지는 것으로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남자들의 이름 뒤에 있는 것을 충분히 기꺼워한다. 물론 어른들의 얘기다. 그녀들은 스스로 선택하여 행동하고, 받아들이고 또 떠나보낸다. 그러나, 이렇게 놀랍도록 관대한 성품마저도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란 걸 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사회란 걸, 커피를 가져와야 하는 여직원-해외에서 유학한 재원으로 묘사되던-, 결혼과 함께 퇴사하던 여직원에 대한 묘사에서 알아 버린다.

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해야만 한다, 라고 묘사되는 시마의 행동을 보면서는 '왜 그럴까' 계속 묻는다. 아내와 아이를 위해서라는 초반의 명제가 사라지는 이혼 후에도 여전히 권모와 술수에 휘말려서는 원하지 않는 것을 '하고' 있다. '죽이지 않으면 죽어 버린다'고도, '그것이 최선이었다'고도 하는 그 모든 상황을 난 이해할 수가 없다. 결국은 '원했던' 게 아닐까, 살아남을 뿐만 아니라, 성공하는 것까지. 그 안에서 살아남고 성공하기 위해서였으며, '원하지 않았다'는 건 단지 제스츄어 였던 거라고. 사랑이나, 아이나, 가정보다 중요했던 것은 조직이었던 걸. 회사인간이란 비유는 그래서 적절하다. '회사를 떠날 수도 있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의 모든 행동은 이유가 없고, 그의 게임은 박진감을 잃는다. 그래, 난 야망없는 남자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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