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머즈 하이 2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박정임 옮김 / 함께(바소책)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입장에서는 미스터리라고 한 적 없는데, 억울하겠다.

나는 이게 미스터리인 줄 알고 읽었다. 그래서, 책을 덮을 때까지, 이게 뭐야, 이게 뭐야 그랬다. 이건 미스터리라기보다는 전문직 소설이다. 주인공의 직업은 기자, 배경은 신문사, 주요 사건은 항공기 추락사고, 씁쓸한 기업 내 권력암투, 더하여 산을 오르는 이야기.

가끔, 외로운 혼자를 지나치게 멋지게 보라는 강요가 느껴져서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 조직은 악, 개인은 선.

이런 감상은 시마과장을 볼 때도, 헬로우 블랙잭을 볼 때도 그랬다. 가끔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 싶은 조직에 대한 적개심이 보인다. 아, 그렇게 심하지는 않다. 그래도 역시, 지나치게 비굴하고, 지나치게 일과 자신을 동일화한다. 이건 자신이 조직의 일부로만 생명력이 있다고 느끼는 조직의 사십대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인가. 나도 멀지 않은데, 여전히 그런 감상은 없다.

각각의 사건들은 아무런 연결이 없다. 젊은 어떤 날의 잘못도, 같이 등산을 약속했던 동료의 의식불명상태도, 항공기 추락사고도 유키라는 인물로만 엮일 뿐 각각은 그 이상의 더 깊은 의미가 없다. 미스터리처럼 끌지만 끝을 흐리고, 특종 데스크의 박력은 미적지근하다.

이건, 내내 유키가 말하던 그 영웅담과 다르지 않다, 는 게 나의 느낌. 은퇴를 앞둔 기자 아저씨가 자기 생애 가장 극적이던 순간을 열거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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