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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걸 - '못난' 여자들을 위한 페미니즘 이야기
비르지니 데팡트 지음, 민병숙 옮김 / 마고북스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펑크를 먼저, 페미니즘을 그 다음으로 만난 프랑스 여자의 이 책을 이제사 다 읽었다. 샀다가 이렇게 묵힐바엔 구판으로 사면 저렴한데, 막상 그 때 사지 않으면, 한참 지나서 사게는 될까 싶기는 하다.
내가 페미니즘을 만난 것은 대학 때고, 그때도 지금도 나는 '열렬'이었던 적은 없었다. 어떤 게 '열렬'인 건지 모른다는 게 정확한 표현. 나는 내가 여자라서 무얼 하지 못한다는 말 들은 적 없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에게는 불평등한 '공기'가 있다는 걸 배웠고 가끔은 그런 대우를 받았다. 나와 나의 친구들은 우리 있는 자리에서 발언을 한다. 우리 집은 가난하지만, 나는 가난하지 않고, -4년제 대학을 졸업해서, 준 공기업에 근무하는 여직원이니까- 말은 과격할 지 몰라도, 겁은 많아서, 운 좋게도 길거리에서 추행당한 적도 없다. 이런 나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서, 이 책이 그렇게 궁금했나보다. 이 책의 작가도 이런 제목 달지 않았을 '못난 여자들을 위한 페미니즘 이야기'라는 부제가 궁금했덧 것이다. 나같은 '배우고 그래도 좀 사는 여자'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깨달음을 줄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강간을 당한 경험과 창녀로 일한 경헝이 있는 이 여자는 '피해자 연'하는 페미니즘의 강간 논리를 넘어설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었다.
몇 몇 대목에 깊게 공감한다. 그러나, 전체적인 인상은 산만하다.
페미니즘보다 먼저 들어온 펑크를 통해 순결따위 숭배하지 않는 작가의 태도와 강간 때문에 펑크 록 순례를 멈출 수 없는 작가의 그 마음 때문에 오히려 펑크란 어떤 것일까,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