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덩이 창비청소년문학 2
루이스 새커 지음, 김영선 옮김 / 창비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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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너무 재밌잖아!

아기는 자고, 남편은 어디서 술을 먹는지 집에 안 들어 오고. 열시에 하는 드라마를 보자 맘 먹고 아기를 재우려고 누웠건만 눈을 뜨니 열 두시라서, 허무하고 허탈한 마음에 집은 책이다. 그런데, 다 보기 전에는 잘 수가 없었다. 심지어, 잠자리에 누워서는 내가 흘려버린 퍼즐의 한조각이 어디 있었는가, 되짚어 생각해보기까지 했다. 아, 내일 출근해야 하는데!!!

의도와는 다르게, 집시의 돼지를 훔친 셈이 되어버린 고조할아버지 덕분에 억세게도 운이 나빠져 버린 스탠리 옐네츠가 이 이상한 제목을 가진 소설의 주인공이다. 주인공이 독백으로 말한 그대로, 나는 그것이 그저 '자신의 불운을 탓할 대상'이라고 단순히 한 줄로 넘어갈 줄 알았는데, 아니다. '구덩이'라는 이 이상한 제목의 소설은 무엇하나 '단순히' '한 줄'로 넘어갈 수가 없는 것이다.  고조할아버지의 이야기, 증조할아버지의 이야기, 거기에 소년이 소년원 대신 선택한 이름만 예쁜 '푸른호수 캠프'의 유래에 대한 이야기까지. 그리고 거기서 만나는 제로,까지.

 
그런 것이다, 인생이란. 어느 하나 연결되지 않은 것은 없다.

그래서, 이야기는 애매한 오컬트, 황량한 서부극, 음침한 노역의 고백, 명랑한 고전적 로맨스, 그러다가 무시무시한 흑백갈등의 잔혹극, 탈주극, 활극 그 모든 모양새를 포함한다. 그것은 딱 알맞은 농도로 전체 안에 섞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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