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남편과 아내

아무 것도 남기지 않은 책이다.

2003년에 나온 책이네, 나오자 마자 사서 읽은 거면 결혼하고 이듬해에 읽었겠네. 

두 권짜리고 기억에 나는 큰 사건도 없어서 엄청 어렵게 읽었다. 그 때는 책을 시작하면 끝내야 한다는 주의였어서, 끝까지 겨우겨우 읽었다. 읽고 나서 써놓고 보면 단순한 교훈을 마음에 새겼다. 

내 기억 속에서 책 속의 부부는 오해 가운데 말로 할 걸 쌓아뒀다가 이혼한다. 왜 부인이 발가벗고 창가에 서 있었는지 물어보면 될 것을, 그걸 보고 아내가 다른 남자와 있었을 거라고 남편은 혼자 생각하고 결국에는 헤어진다. 보면서 바보 멍텅구리들이네, 말을 좀 하지,라면서 읽었다. 

그런데도 살면서 화가 쌓일 때 한 번씩 책 속의 부부가 떠올라 한 번 더 말해 볼 마음을 먹는다. 고마운 책이라서 다시 읽어볼까 해도, 음, 다시 읽을 수는 없었다. 


2. 싹수없는 며느리 vs 파란 눈의 시아버지

https://blog.aladin.co.kr/hahayo/10409909


이것도 읽기는 2004년쯤 읽고 책에 대해서는 2018년에 썼다. 조금은 지나간 일들에 대해 고마운 맘이 되서 썼다. 

결혼을 하고 부부가 되고, 함께 살아가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먹고 입고 자고 씻고 살면서 하는 그 많은 일들 가운데, 같이 누리는 것들을 누리기 위해 해야 하는 수고를 누가 할 지 하나 하나가 다툼이 될 수 있다. 

그런 순간에 도움이 되었다. 


결혼하기 전에, 함께 살기 전에는 분명하던 희생과 기생이 정말 그러한가, 질문하게도 되었다. 함께 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함께 살기 위해 하는 수고도 돈도, 우열을 가릴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도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도 가정 경제에 누가 더 돈을 쓰는지 싸운 적도 있고, 명절을 앞두고 날카로워졌던 날들도 있다. 지금은 조금은 그런 긴장들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아이들까지 있어서, 난이도는 올라갔지만, 아이들이 있어서 오히려 더 어른스러워지려고 노력하면서 조금 더 어른스럽게 문제를 풀어가려고 하고 있다. 

명절 다음 날카로워졌던 그 어느 날 가운데, 너만 힘들었냐? 나도 힘들었어! 라는 남편의 말 다음에, 부모의 다툼에 눈치를 살살 보는 아이들 앞에서, 그러지 않기로 했다. 내가 전을 부쳤다면, 남편은 운전을 했고, 아이들도 그 먼 길을 부모가 부모의 부모를 보기 위해 움직이는 동안 지치고 힘들어도 참은 거니까. 누가 더 힘들었는지는 정말 아무도 알지 못할 테니까. 그저 아이가 아이 몫의 힘듬을 견뎠다는 걸, 엄마가 엄마 몫의 힘듬을 견뎠다는 것, 아빠가 아빠 몫의 힘듬을 견뎠다는 걸 서로 알아주기로 했다. 명절을 쇠고 집에 도착하면 모두 모두를 안는다. 바리바리 짐을 아빠가 들여놓으면, 모두 집 안으로 들어오면, 아직 짐을 정리하지는 않았어도 우선 모두 안는다. 서로서로 고생했다며 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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