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비에서는 아는 형님이 재방송 중인데, 외국인이거나 외국에서 오래 살다 한국에서 데뷔해서 한국어에 어눌한 연예인들이 퀴즈쇼, 형태로 진행하고 있었다. 욕이거나 욕처럼 들리는 말들로 당황하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다. 

아들이 저녁을 먹다말고 

"욕은 왜 하면 안 되?" 

"그거야, 들으면 기분 나쁘니까."

"기분 좋을 때, 하는 건 어때? 혼자 하는 건?"

"뭐 할 수야 있지만, 다른 사람 기분 나쁜 건 네가 어떻게 못 하잖아?"

"옳고 그른 건 누가 정하는데!"

이 무슨 뜬금포인가!!! 중2병인가. 아직 중2는 아닌데. 

"참, 나. 옳거나 그르기 때문에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랑 같이 사는데, 너 하고 싶은 대로 아무 말이나 하면 안 된다는 거지. 하고 싶은 대로 했다가 누가 널 찌를 수도 있는 거고."


오직, 내 마음만 내 마음대로다. 가끔 내 마음도 내 마음대로 안 된다. 

다들 기분 나쁘다는 이유를 내가 동의하지 못 한다고 해서, 그런 말을 칭찬으로 쓴다 한들 상대가 칭찬으로 듣겠냐고.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나를 '돼지'라고 부르지 말라는 어린 딸에게, 무슨 설명을 할 수 있겠어. 

다들 칭찬으로 하는 말을 내가 동의할 수 없다고 해서, 그런 말에 화를 낸다 한 들 상대가 이해할 수 있겠냐고. 아유, 내가 본 아기 중에 제일 예쁘네,라고 말하는 언니에게, 그 말이 가지는 어떤 차별성과 비교의 태도, 이미 주어져 개선 불가능한 특성에 대한 칭찬이 아이를 얼마나 한심하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해서 뭐하냐고.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니까, 적당히 내 의견을 감추는 거지. 

살아남기 위해 조심하는 거지. 

가끔 너무 크게 웃는 것도, 어떤 이상한 사람의 심사를 건드릴지 알 수 없는데. 

해서는 안 되는 행동, 그래, 한 번쯤 해보고 댓가를 치를 수도 있겠지. 

운이 좋다면 살아남겠지만, 그런 데 자신의 운을 쓰고 싶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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