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4 딸래미가 유튜브의 밈을 보여주면서 스즈메의 문단속,을 보러가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보러 갔다. 예약을 엉터리로 하는 바람에 겨우 맨 앞에 네 자리를 앞 뒤로 앉아서 봤다. 

극장에는 아이를 따라 온 보호자 몇을 빼고는, 아이들끼리 온 중딩이나 고딩들이 가득했다. 

토요일, 같이 본 중1 남자애는 토요일 저녁에 친구가 보러가자고 했다면서 다시 일요일 표를 끊었다. 


나는 드라마 생각이 많이 났다. 

스즈메가 사는 집은, 스물다섯스물하나 희도의 집 같았고, 엄마의 유품인 유아의자는, 희도 아빠가 만들어주던 의자 생각이 났다. 스물다섯스물하나,를 볼 때는 일본 청춘물같은 색감이라고 했었지. 

문,이라는 설정이 도깨비의 설정을 보고 만들었다는 감독의 말도 있으니, 영향을 주고 받을 만큼 가깝다고 느꼈다. 

다이진,은 좀 불쌍했고, 만화라고 너무 현실성이 떨어진다-저길 뛰어간다고? 싶게 뛰어다니는 스즈메는 나의 체력으로 상상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고, 또, 우리나라 영화라면, 저런 - 바 장면이나, 담패피는 소타친구같은-없을 텐데, 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여자애들의 대화를 묘사하는 게 남자,네 싶기도 하고. 



물음이 많이 생기는 나에 비해, 아이들은 설명할 말은 없어도 재미있었다고 했다. 

아이들이 보기에 큰 기둥 줄거리가 단순하고, 복잡한 부분이 없다는 생각도 했다. 


극장에 가득찬 십대,를 보면서, 나에게는 그렇게까지 공감이 없는 이 영화의 무엇을 아이들은 좋아하는가, 생각했다.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지 않을까. 미래가 무한한 가능성으로 열려 있는 아이들이 중요한 사람이 되서 사람들을 구하고 싶어한다. 


그런 일은 아무도 모르게 하는 게 좋아,라는 소타의 말은 솟구치는 미미즈를 볼 수 있는 스즈메에게는 겸손으로 보이겠지만, 보이지 않는 나에게는 그게 진실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믿음이 없다면, 아예 존재하는지도 모를 영웅,의 묘사다,라고 생각한다.

간절하고 절박하게 달리는 스즈메나 소타, 의 마음은 솟구치는 미미즈,를 보여주는 만화가 아니라면 알 수 없다. 모두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그런 일은 찾기도 힘들고, 알기도 힘들고, 하기도 힘들다. 세상은 분명하기 보다 흐릿하고, 그런 마음으로 했지만, 나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고, 알 수가 없다. 


스즈메가 뛰는 동안 응원했지만, 나는 이미 그런 건 없음을 알고 있어서 열광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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