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소녀를 아는 사람들
정서영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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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었다. 

무도덕의 악녀가 등장한다. 

자신의 도덕이 있지만 공동체의 도덕에는 관심이 없다. 

사랑과 관심을 원하지만 어떤 방법이 있는지도 모른다. 


법적인 금기나 공동체의 금기에 관심이 없다. 

밥을 주는 인간에게 자신의 장난감(쥐?)을 물어다주는 고양이같다. 

죽음을 가볍게 생각하기 때문에, 작은 배신에 큰 앙갚음을 한다.  

쓰려고 펼쳐놓고는 다시 읽었다. 무엇을 정말 했었는지 보려고. 직접 하기도 하고, 타인에게 조언하기도 한다. 슬지의 말들을 누군가는 실행하고, 누군가는 무시한다.

함께 살아가기에 슬지는 어떤 사람인가. 

슬지는 어떤 존재인가. 

슬지의 관점이 아니라, 소녀를 아는 사람들이 화자인 이야기들이다. 

슬지는 쥐를 죽였고, 개를 죽였고, 사람을 죽였고, 누군가를 죽게 만들었다. 

재미있어서, 누군가와 절친이 되고 싶어서, 사랑을 빼앗겨서, 감당할 수 없어서, 사랑해서, 죽음에 이르게 한다. 죽음이 무거운 게 아니고, 가벼운 거여서 슬지는 그럴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더하여, 슬지는 이기적이어서, 논리적이어서, 그러는 것도 같다. 


이게 재밌다면 어떤 면에서 그랬을까. 

슬지는 상상 속의 완전범죄자,고 이야기는 추리소설 같다. 탐정의 관점에서 범인을 잡는, 논리와 이성을 찬양해 마지 않는 추리소설의 얼개는, 뒤집어져서 범죄자가 설계한 사건에 대해 듣는 것으로 바뀐다. 홈즈를 읽었던 마음으로, 읽게 된다. 범죄자가 설계한 사건을 누구는 실행하고 누구는 실행하지 않는다. 슬지는 실행하는 범죄자로도, 조언하는 범죄자로도 등장한다.


재밌게 읽었지만, 지금의 어떤 세태가 이런 태도를 조장하는가, 싶어 무섭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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