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반 무 많이 서해문집 청소년문학 16
김소연 지음 / 서해문집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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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일은 중요하다. 그런데, 왜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라는 말은 어렸을 때 그렇게 하찮게 들렸던 걸까. 상황조차 따뜻한 어른들의 말인데, 끼니 거르지 말고 밥 먹고 합시다, 같은 말인데, 왜 그렇게 하찮게 생각했던 걸까. 어렸을 때는 뭔가 동물적인 일들,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일들을 하찮게 생각하는 태도가 있는 게 아니었을까. 그것보다 중한 게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던 걸까. 시간을 건너고 난 지금, 먹고 사는 거 보다 중한 게 뭐가 있는지 대답하지 못하는 어른이 되어서, 그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거다. 

우리 역사의 순간들이 다섯가지 음식과 얽혀서 짧은 이야기들로 묶였다. 십대의 소년과 소녀가 겪는 음식과 관련된 순간들이다. 

6.25 피난길에 고구마 한 보퉁이, 전쟁 후 의정부에서 먹는 유엔탕(나중에 부대찌개가 된다), 평화시장 여공가족의 떡라면, 87 민주항쟁 가운데 떡볶이, 98년 IMF 시절의 치킨. 

커다란 역사를 겪어내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강하고 단단하게 살아남는 이야기들이다. 

떡볶이와 얽힌 이야기는 좀 더 아팠는데, 함께 겪는 고난,에 대한 이야기로 읽히기보다 대립의 이야기여서 그런 것도 같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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