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장자 내편 동양고전 슬기바다 15
장자 지음, 오현중 옮김 / 홍익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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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으로 내려받고는 100일 가까이 걸려서 읽었다. 토막난 글들이고, 이해하기 힘들 글들이라 공연히 줄 친 부분만 많다. 다 읽고 난 책의 정조는 쓸쓸하고 외롭다. 얼마나 험악한 세상을 살아내기 위해 애썼던지, 그 마음들을 보는 것 같다. 할 수 있는 것들보다 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목숨조차 부지하기 어려운 가운데, 전쟁이 벌어지고, 미워하고 미움받는 가운데 죽고 사는 사람들을 본다. 춘추전국시대, 멀찍이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서,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남긴 말들이다. 살아갈수록 사는 것은 쉽지 않다. 


인생이란 원래 이렇게 우매한 것인가? 아니면 나 홀로 우매하고 남들은 그렇지 않은 것인가? -30%


사람의 말은 새끼 새의 울음소리와는 다르다고 하지만, 정말로 구분이 있을까? 구분이 없을까?-31%


길은 사람들이 걸어다니면서 생겨난 것이고, 사물의 명칭은 사람들이 그렇게 불러서 이루어진 것이다. 가능한 이유로부터 가능하고, 가능하지 않은 이유로부터 가능하지 않다. 그러한 이유로부터 그러하고, 그러하지 않은 이유로부터 그러하지 않다. 어째서 그러한가? 그러한 원인으로 인해 그러하다. 어째서 그러하지 않은가? 그러하지 않은 원인으로 인해 그러하지 않다. 어째서 가능한가? 가능한 원인으로 인해 가능하다. 어째서 가능하지 않은가? 가능하지 않은 원인으로 인해 가능하지 않다. 만물에는 본래 그러한 측면이 있고, 본래 가능한 측면이 있으니, (항상) 그러하지 않은 만물이란 없고, (항상) 가능하지 않은 만물이란 없다. - 33%


만일 이렇게 모든 사람이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다면, 사실 성취라는 것은 어디에도 없게 된다. 따라서 남에게 과시하는 것은 사람들을 어지럽게 만들 뿐이니 성인은 이를 버리고자 한다. 성인은 (자신의 견해를 사용하여) 사람들이게 과시하지 않고 사물의 자연스러운 상태 속에 자신의 생각을 맡겨둔다. 이를 '텅 빈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밝은 지혜를 따른다'고 말한다. - 36%


성인은 묵묵히 마음속에 품지만, 사람들은 변론을 일삼으며 서로 드러내기에 급급하다. 따라서 변론에는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38%


우리 삶에는 한계가 있지만, 앎에는 한계가 없다. 한계가 있는 것을 가지고 한계가 없는 것을 쫓으려고 한다면 위태로울 것이다. 그런데도 앎을 억지로 쫓아가면 결국 위태로워질 뿐이다. 선을 행하며 명성을 가까이 하지 말고, 악을 행하며 형벌을 가까이하지 말라. 선악을 떠난 중간의 상태를 기준으로 삼으면 신체를 잘 보호할 수 있고 타고난 본성을 보전할 수 있으며 부모를 제대로 봉양할 수 있고 천수를 누리며 살 수 있다. - 46%


덕은 명성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사라지고, 지모는 다툼 속에서 생겨난다. 명성이란 사람들이 서로 갈등하게 만드는 원인이며, 지모는 사람들이 서로 다툴 때 사용하는 도구이다. 이 두 가지는 모두 흉기와 같으니, 이를 사용하여 뜻을 실행해서는 안 된다.- 51%


진정한 도는 오직 빈 곳에만 모일 수 있는 법이다. 고요히 마음을 비우는 것을 바로 마음의 제계라고 한다. -55%


너의 말이 사람들에게 통하면 계속하고, 그렇지 않으면 당장 멈추도록 하여라. 융통성 없이 스스로 남들에게 벽을 쌓지 말고, 괜히 분노의 마음을 가지지 마라. 여러 가지를 생각하지 말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따라 행동한다는 원칙만 생각하면 거의 문제가 없을 것이다.-55%


말이란 것은 바람이나 물결과 같으니, 말이 전해질 때는 반드시 더해지고 빠지는 것이 있습니다. 바람이나 물결은 쉽게 요동치기 마련이니, 더해지고 빠지는 것이 생겨나 쉽게 위험에 빠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분노가 생겨나는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라 바로 교묘하고 치우친 말 때문입니다.-59%


누군가를 심하게 질책하며 몰아세우면 듣는 사람은 반항심이 생기며 보복할 마음을 갖게 되지만, 정작 본인은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그 낌새조차 알아차리지 못하는데,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 수 있겠습니까? - 59%


상대방의 성질을 거스르게 되면 분명히 문제가 생긴다. 그것은 본래 타고난 것이라서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본래 타고난 성질은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니고 하늘이 인간에게 부여한 것이므로 그것을 따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 62%


너와 나 모두 만물의 하나인데 어찌 이러한 '쓸모'를 가지고 만물을 비교하려 하는가? 게다가 너는 곧 죽어 없어질 평범한 인간에 지나지 않는데, 어찌 내가 쓸모없음을 추구한 것에 대해 이해하겠는가? -63%


"서로 다른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바라보면, 간과 쓸개도 초나라와 월나라만큼이나 다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서로 같은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바라보면, 만물은 모두 하나일 수 있다. 그분은 이러한 점을 이해하고 있으므로 눈과 귀로 보고 듣는 것을 따르지 않고 마음을 조화로운 덕의 경지에 둔다. 만물의 차이점이 아닌 공통점을 바라보기 때문에 그 어떤 것도 빠뜨림 없이 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잘린 발을 보아도 그저 한 줌의 흙이 빠져나간 것처럼 여길 것이다. - 68%


일이 어쩔 수 없음을 깨닫고 편안하게 운명을 따르는 것은 정말로 덕이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네.-70%


모든 것을 주어진 그대로 받아들인다. 일찍 죽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고, 오래 사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81%


스승이시여! 만물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스스로 의롭다고 여기지 않고, 은혜가 온 세상에 퍼져도 스스로 인자하다고 여기지 않는구나! 아득히 먼 옛날보다 더 오래 이어져 왔으면서도 스스로 오래되었다고 여기지 않고, 천지를 품고 만물을 빚어내지만, 스스로 재주가 있다고 여기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자네가 머물고자 하는 도의 경지라네. -90%


명예의 주인이 되지 말며, 계략의 창고가 되지 말며,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하지 말며, 지모를 사용하려 들지 말라. 무궁한 도를 체득하고, 아무런 조짐이 없이 적막한 경지에 마음을 두어야 한다.-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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