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친밀한 이방인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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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안나는 안나가 되었나, 생각한다. 안나는 늙은 부모가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태어난 예쁜 여자아이였고, 언제나 원하는 걸 가질 수 있는 귀한 아이였다. 안나의 아버지는 지나치게 아이를 귀히 여겼다. 안나의 어머니는 무지하고, 무력하게 묘사된다. 벙어리에 발달장애?로 묘사되는 어머니는 안나를 임신했을 때조차 안나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 벼락치듯 출산한다. 책 속 묘사에서 어머니는 경제적으로 아버지에 종속되었고, 어떤 면에서도 안나에게 영향력이 없는 듯 하다. 안나를 돌볼 힘이 부족했던가. 부모의 돌봄 가운데 자라서, 세상밖으로 나아갔을 때 안나의 욕망들은 제어되지 않았고, 안나는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가운데 자라서,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없는 상황에서 거짓을 택한다. 작은 거짓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걸, 방치한다. 어린 안나의 모든 것이 가능하게 했던 아버지가 죽고 어머니가 남자, 안나는 계속 거짓을 선택하고 그 삶을 살아가다가 이야기 속에서 사라진다. 이야기의 결말에서 나는 과연 안나는 존재했을까 의심한다.  

수지가 주연한 안나,의 원작소설이라 궁금해서 받아 읽었다. 소설가의 추적 가운데, 안나의 삶은 소설적이고 이야기는 빠르게 읽힌다. 그런데, 나는, 안나의 이야기에 공감하지는 못한다. 신기하고 재미있는 이야기에 호응하는 정도고 반면교사처럼 내 앞에 있다. 게다가 난 부모라서, 모든 게 가능하지 않다는 걸 아이에게 어떻게 가르칠지 생각한다. 빈부의 차이를 그 가운데 너무 비교하면서 열패감에 빠지지 않고, 어느 정도 받아들이도록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 지 생각한다. 내 아이가 비교 가운데, 스스로의 중심을 툭 놓치기를 원하지 않는다. 스스로의 단단한 중심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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