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헤어질 결심 각본
박찬욱 외 지음 / 을유문화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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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못 보고 각본집을 본다. 

막 개봉했을 때 봤어야 했는데, 개봉 첫 주를 넘기고 나니, 작은 영화관 하나뿐인 동네를 벗어나 대도시에 가서야, 애매한 시간대에야 볼 수 있는 지경이었다. 

잉크가 번지듯 느리게 달뜨는 열광이 궁금해서 인터뷰도 블로그도 구경하고, 이북으로 각본집을 구해 읽었다. 늘 광고는 1부 위주라, 책 속에서 2부의 이야기를 알게 된다. 서래에게도 해준에게도 이입하지 못한 건조한 나는, 서래가 2부를 만드는 과정에 현실적 배경들을 궁금해한다. 노인을 돌보던 서래는 기도수씨의 연금을 상속하지는 못했던 건가, 따위의 생각을 하는 거다. 이건, 우영우,의 여파일 수도 있고 말이지. 서래는 기도수씨를 죽였지만, 법적으로는 무죄니까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는 게 아닌가, 그렇다면 굳이 왜 그런 나쁜 남자를 만나서 다시 또 결혼으로 걸어들어갔을까, 같은 생각을 하는 거다. 

사랑은 힘이 세다,라는 게 모든 이야기의 귀결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이야기는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사랑은 힘이 세고, 그 사랑이 세상을 살 만하게 만든다,라는 이야기를 나는 좋아하지. 사랑은 힘이 세고, 위험하다,라는 이야기는 뭘까. 그러니까, 사랑을 조심하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걸까. 영화로 보면 다르려나. 그래도, 역시 단순하고, 유치하고, 주말연속극 수준의 아이들과 같이 볼 수 있는 정도의 감정을 선호하는 나는 굳이 찾아서는 안 볼 거 같구나. 

참, 검색하다가 '역시 난 istp(feat. 헤어질 결심 스포주의)'(https://cafe.daum.net/10in10/1pRl/1338441?q=%ED%97%A4%EC%96%B4%EC%A7%88+%EA%B2%B0%EC%8B%AC&re=1)라는 글을 보고 나도 istp인 건가, 잠깐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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