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X다 - 부디 당신은 O를 골라요
김별로 지음 / 포르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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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 걸린 남자가 쓴 에세이다. 

내가 아는 사람이 암에 걸렸는데, 이 남자처럼 행동한다면 나는 어떻게 할까. 

아니면, 내가 아는 사람이 이 남자처럼 인생에서 고르지 말라는 것들만 골라서 결국 암에 걸렸다면 나는 어떻게 생각할까.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선택을, 세상 사람 모두가 한 마디씩 입을 떼는 선택을 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가족력이 있는데, 언제나 모범적인 선택을 하는 형을 보면서 자신은 삐딱한 선택들을 해 왔고, 그 형이 모범적인 선택을 하고도 암에 걸리고, 모든 권하는 치료를 받고도 떠나는 걸 본다면 그건 그대로, 자신의 삐딱한 선택에 대한 나름의 이유가 될 것이다. 

암에 걸리기 전에 한 선택들에도, 암에 걸리고 난 다음의 선택들에도, 떠나는 연인을 잡지 못하는 것에도, 그저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인생은 미지수고, 모든 순간의 선택들이 나의 인생이고, 내가 한 선택들이 어떤 결과가 될 지는 알 수가 없다. 모르는 채로 살아가는 거고, 모르는 채로 죽게 될 거다. 살아있는 순간에도, 죽은 다음에도, 가족들과 친구들과 사랑하는 사람들과 살아온 순간들의 모든 인연들은 죽는다고 끊어지는 것도 아니고, 여기 책으로 자기 이야기를 풀어놓은 사람은 책으로 만난 나같은 인연까지도 남기게 되는 거다. 인생을 모른다는 것을 불안의 근거로 삼기보다, 그저 받아들여야 하는 거라는 생각을 한다. 알 수 있는 건, 지금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는가 뿐이고, 그 다음은 그 다음 닥친 다음에야 생각해야 하는 거다. 그대로 내 삶을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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